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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가 11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100쇄 출간 기념 특별개정판으로 나온 자신의 소설 <도가니>를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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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성폭력 다뤄 큰 파장
공소시효 없애는 ‘도가니법’도
“피해 아이들 잘 자란게 더 영광”
100쇄 인세는 장애 시설 기증 “우주 소재 등 장편 5개 머리속에” 작가는 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가 2015년도 세종도서에 선정되는 것을 막았다. 공 작가는 “그 사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티브이 출연도 막히고 강연 요청도 끊기고 해서 이미 실감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올 게 왔구나’ 생각했죠.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는 거, 유치찬란하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3)로 새로운 여성문학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에게 최근의 여성혐오 현상과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여성혐오가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몰랐어요. 제가 젊었을 때보다 더 상황이 나빠진 것 같아요. 일베 등의 혐오 발언을 처벌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두고는 “남성 문인들이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고등학생을 상대로 그런 짓을 하는 파렴치한 모습에 크게 화가 났어요. 온 사회가 도가니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메갈리아도 그 맥락 속에서 옳은 점이 있고 다른 여성운동도 지지해요.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과 계급적 한계를 인식하지 않는 여성주의는 인종주의처럼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고 좋아하는 식의 생물학적 여성주의가 그런 것이죠. 여성해방은 인간해방과 함께 추구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책을 쓴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선 “정말 친한 친구이지만, 그런 책을 쓴 것은 절대로 찬성할 수 없다. 탁현민을 청와대에서 고용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탁 행정관이 계속 일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뒤인 얼마 전 그에게 문자를 보내 ‘너는 이제 엄청난 공을 세우고 나오는 수밖에 없다. (탁 행정관의 스승인) 신영복 선생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작가는 지난 대선을 전후로 <한겨레> 보도에 비판적인 글을 여러차례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공유했다. <한겨레>가 ‘친안철수’ 보도 태도를 보였고, 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씨에게 ‘여사’ 호칭을 쓰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뜻을 같이한 것이다. 작가는 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어떻게 탄생한 신문인데. 우리가 주인인데, 혼이 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창작 계획을 묻는 질문엔 “안정적인 민주화가 되면 저는 즐거운 창작에 몰두하고 싶어요. 머릿속에 장편이 5개 정도 들어 있어요. 우주 이야기도 있어요. 지적, 언어적 재미로 가득한 작품을 쓰고 싶어요. 물론 상류층, 권력 비판은 계속해야죠”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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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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