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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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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성향 목회자들 ‘교단 개헌’ 주도
예장통합까지 ‘반동성애’ 교칙 채택 “성서에서 ‘동성애 반대’ 근거 희박
품어야 할 이웃이 바로 ‘성소수자’”
사회 인식·교인들 ‘거부감’은 줄어 그는 개신교의 반동성애 기조가 미국의 신복음주의에서 유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미국의 보수적 기독교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블 벨트’를 형성해 정치세력화했고 정권까지 창출했는데, 바로 레이건과 부시 부자 정권”이라며 “특히 레이건 정권은 신복음주의 세력이 ‘반동성애’, ‘반낙태’ 등을 기치로 내걸어 성공한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미국의 경험을 이른바 ‘미국통’ 한국 목회자들이 수입해 보수대연합의 주축을 형성해 한국의 파워엘리트 그룹과 결탁했고 김영삼·이명박 대선 과정에서 ‘장로 대통령 만들기’ 운동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다 ‘반공 기조’가 먹혀들지 않게 되자 반동성애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 때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선 것은 대형 교회 목사들이지만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각 교단의 이단대책위”라며 “끊임없이 이단을 찾아내는 것을 자기 신념으로 삼는 ‘이단심판관’들이 각 교단에서 의제몰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동성애에 대해 딱히 의견이 없는 세력들이 수동적으로 동조하면서 반동성애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서가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문 영역에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 줄 안 되는 텍스트를 근거로 근본주의자들이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자신들이 믿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만 그렇게 말한다”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텍스트도 주변 상황이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서의 가치는 타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타자화된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성소수자다. 그들을 동료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성서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의 반동성애 기조가 실제로는 보이는 것보다 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정부가 몰락하고 한국 극우 정치세력이 와해하면서 교인들이 보수 목사들의 행보에 동조를 하지 않게 됐다. 이런 점 때문에 개신교 보수진영에서 더 강하게 동성애를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보수 개신교 장로급 교인 몇몇을 개인적으로 인터뷰해보니 ‘목사의 반동성애 설교에 논리가 빈약하다고 느낀다’고 하더라. 동성애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일종의 인지부조화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1991년 민중신학 연구공동체 ‘젊은 민중신학자들의 모임’으로 출발한 뒤 96년 지금 명칭으로 간판을 바꿨다. 70년대 민중신학을 탄생시킨 안병무·서남동 등을 1세대로, 이를 계급적 민중신학으로 발전시킨 박성준·강원돈 등을 2세대로 규정하고, 자신들은 고통에 대한 분석 등을 표방하는 제3세대라고 소개한다. 김 목사는 한백교회 담임목사, 계간 <당대비평> 주간 등을 지냈다. 글·사진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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