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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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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주 파는 곳 많았으면
이탈리아 음식과 한식 많이 닮아
매운 음식 매일 먹다시피 해요” 작년부터 전업 방송인의 길
매주 한 번 포털에 축구칼럼 참가자들의 일터에 따라 알베르토와 나누는 한식 얘기의 결이 달랐다. 파병 업무를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 권수빈 대위는 “한식을 그리워하는 파병 군인들이 많다. 아랍에미리트 부대에서 그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냉면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맛이 전혀 안 났다”며 알베르토에게 그리워하는 고향 음식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식 정말 좋지만, 간혹 바칼라(소금에 절인 대구) 생각이 난다. 적당히 굳은 빵 위에 바칼라를 올려 먹으면 근심이 사라진다”고 알베르토가 답했다. 알베르토는 막걸리, 전통주 등 우리 술을 파는 곳이 적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 술인데 한국에서 쉽게 구하기가 어려워요. 동네 슈퍼나 마트에 별로 없어요. 지방을 가거나 고급 백화점을 가야 구할 수 있잖아요.” 증류식 소주만 해도 전주, 안동 등 지방마다 맛이 다르다. 그런 미세한 맛의 차이를 일상에서 자주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는 외국인의 입맛에 대한 오해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주인아줌마가 ‘먹을 줄 아네’ 하고 놀라죠. 주로 미국인들이 매운 것을 못 먹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매일 먹다시피 해요.” 방송에서 ‘알(베르토)차장’으로 불린 그는 한국에 산 지 10년째다. 이탈리아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그는 대학 4학년 때 중국 다롄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아내를 따라 한국에 와 강원대 경제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글로벌 맥주회사 사브밀러 한국법인,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 한국지사 등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면서 본격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초부턴 매주 한 번씩 ‘네이버’에 축구 칼럼도 연재한다. 10대 때 잠시 축구선수로도 활동한 적이 있는 그는 축구광이다. 한국 축구에 관한 생각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탈리아는 학교에선 축구를 하지 않아요. 방과후 클럽 등에서 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축구를 잘하는 학생도 축구와 공부를 모두 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학업은 뒷전이고 축구선수로만 길러지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은 공통점이 많아요. 같은 반도라서 생선도 풍부하고 가난했던 역사가 있어요. 도가니, 곱창, 닭 내장까지 버리지 않고 먹죠. 그런 점이 매우 비슷해요.” 지난 6월 이탈리아 안내서 <이탈리아의 사생활>을 출간한 그는 앞으로 이탈리아에 한국을 소개하는 책도 펴낼 생각이다. “물론 한식이 그 중심”이라고 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한식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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