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호 씨알재단 이사장
|
국민 누구나 토론·발의·집필 가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함께 운영
“통일 위해 ‘영토 조항’부터 바꿔야” 변리사 출신 독실한 가톨릭 신자
“방관자 삶 반성…현실참여 나설 것” 이는 2007년 설립한 씨알재단의 근간인 다석 유영모와 함석헌의 씨알사상과도 부합한다고 그는 말한다. “씨알사상의 핵심은 참다운 삶, 살리는 삶, 나누는 삶, 실천하는 삶을 통해 생명 그 자체의 고귀함을 오롯이 피워내고 이어가는 데 있습니다. 이는 씨알들 스스로가 축복받은 존재임을 자각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 존중하며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려면 나라의 근본인 헌법을 ‘주권재민 정신’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규모 자연환경 파괴나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규모 사업은 인터넷(전자) 국민투표 등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직접 물어야 하고, 국회의원 비례대표제를 지금보다 훨씬 더 보완·강화해야 하며, 국회의원들을 국민들이 소환할 수 있는 장치도 강화하고, 정치인들이 정쟁에 골몰해 필요한 법안을 만들지 않거나 법률 제정을 방해할 때는 국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국민표결·국민발안·국민소환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을 바꾸어야 가능한 일이지요.” 그는 1981년 변리사로 등록한 뒤 지금까지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성장한 특허·법무법인 유미(YOU ME)의 대표를 맡고 있다. 또 진보적 평신도 조직인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부설 신앙인사회학교 운영위원장과 학교장을 지냈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2004년 신앙인아카데미 원장 시절엔, 강사로 인연을 맺은 다석학회 회장 정양모 신부가 다석의 1956~57년 강의록을 바탕으로 <다석 강의>(현암사 펴냄)를 내도록 돕기도 했다. 그는 사막화하는 중국 내몽골지역 초원 되살리기, 맹그로브 생태복원, 친환경적 혼농임업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에코피스아시아, 인터넷 신문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 우리신학연구소 등 여러 비정부기구(NGO) 시민조직 대표도 맡고 있다. 유미에선 내년 6월 은퇴할 예정이다. “그동안 방관자로 살아왔다는 반성에서, 남은 생은 좀더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 다석과 함석헌 사상을 보존하고 고취하는 일만이 아니라 개헌운동처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적극적인 현실 참여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부친은 한국전쟁 때 고향 마을인 충북 진천을 점령한 인민군에게 끌려간 뒤 행방불명이 됐다. 그의 나이 세살 때였다. 국방군이 된 삼촌은 포항전투에서 전사했고, 지역의 가톨릭 공소(작은 교회) 교우회장이었던 조부는 피난민을 돌보다 전염병으로 쓰러졌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어머니는 아들이 ‘빨갱이’로 몰릴까봐 내내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그는 ‘연좌제’를 피하고자 공무원이나 법관 등 ‘출신 성분’ 증명이 필요한 분야에는 일절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국민주권새헌법’ 사이트 운영에 씨알(국민)들이 소액 후원 방식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씨알들의 참여가 필요한 것은 “헌법 개정은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치관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사진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