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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연주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연대 운동을 하고 있는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황정인 활동가. 사진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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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워크숍 참가자들과 4월 14일 공연
일상 도구로 즉석에서 음악 창작 아시아 분쟁 피해자 지원 단체 활동도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증언 수집
오는 8월 ‘학살 1주기 추모’ 평화콘서트 2015년 참여한 한 워크숍은 음악으로 가야 할 길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해 국외 비영리 단체 ‘국경 없는 음악인’(Musicians without Borders)이 개최한 ‘창의적 음악활동 지도 워크숍’에 참여했다. ‘국경 없는 음악인’은 음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너진 관계를 복원하자는 취지로, 세계 분쟁 지역을 방문해 음악을 가르치고 전하는 비영리 단체다. 꼭 전문적인 음악가일 필요도 없었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음악치료사, 변호사, 교육자 등 세계 각국 40여명이 모였다. 음악을 통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을 이을 수 있는지 배웠다. “음악교육을 받으며 독창적이고 뛰어난 연주를 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계를 내려놓고 공감하고 소통하게 하는 게 음악의 본질이란 걸 다시 한 번 배우게 됐어요.” 음악에 대한 그의 신념은 자연스레 평화와 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번졌다. 음악을 통한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는 우리 사회와 시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그는 성공회대에서 ‘음악을 통한 평화 구축’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수료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아디·ADI)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디는 아시아의 분쟁·재난 지역을 찾아가 피해자와 활동가를 지원하는 한국의 시민단체다.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은 학살, 방화 등을 일삼으며 7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을 국경 밖 방글라데시로 몰아냈다. 아디는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캠프를 방문해 피해 생존자를 만나고 그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있다. 지난 2월 난민 캠프를 방문한 그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통해 여성 청소년의 심리를 지원하는 활동을 시작한다. 학살 1주기인 8월 로힝야 난민 이슈를 다루는 평화콘서트(가제)도 열 예정이다. “회색빛 임시 정착촌에서는 삶 자체가 마치 언제 버려질지 모를 일회용품 같았어요. 증언을 위해 힘든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분들을 위해 음악으로 마음을 다독이고 타인과 그 마음을 이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세월호 4주기 추모 공연에서도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길 바란다. ‘사람의 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워크숍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4일 세월호 추모집회 사전 행사에 올릴 공연까지 모두 네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공연이 점차 사그라드는 세월호의 기억을 되새길 기회가 되기를 꿈꾼다. “나와 타인의 경계를 지우고 온전한 나를 표현하고 나누는 일이 음악이 가진 힘 아닐까요?” 그의 미소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할 따뜻한 온기가 흐른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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