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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를 털어 보호소년 교정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아람청소년교육센터장 임의재 목사.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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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보호처분’ 여자청소년 전용시설
국고지원 없어 유산 17억 전액 들여 마련
“최대 40명 1년간 자율생활 통해 교정” 2007년 지역 봉사하다 ‘청소년’ 인연
“사회복귀해 돌아오지 않게 하는 게 목표” ‘6호 보호처분’은 소년원(8~10호 처분)에 송치될 정도는 아니지만 비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아 일정 기간(최장 1년) 시설생활을 통해 교정이 필요한 소년에게 내려지는 법원의 처분이다. 소년원과 같은 격리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교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시설은 전국 통틀어 7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대 40명의 보호소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람센터의 등장은 ‘단비’ 같은 소식이다. 수도권 지역에 6호 시설이 새로 생긴 것은 2005년 서울 영등포구 마자렐로센터에 이어 13년 만이다. 임 목사는 2007년부터 남양주 지역에서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장학회도 꾸려 청소년과 인연을 맺어 왔다. 2013년 민간봉사단체인 법무부 ‘법사랑 보호관찰협의회’ 위원을 지내며 보호소년을 처음 만났다. “불우한 가정에서 충분히 관심받지 못하다가 충동적으로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이 많았어요. 순간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비행소년’ 낙인에 갇히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소년재판을 3년째 맡고 있는 의정부지법의 신동주 판사가 임 목사에게 보호시설 설립을 제안했다. 부족한 시설 탓에 6호 처분이 적절한 소년에게 더 높거나 낮은 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던 법원의 상황도 임 목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임 목사는 국어·수학·영어 등 기초교과목 수업은 물론, 학교를 이탈한 소년들을 위해 중졸?고졸 검정고시반도 운영할 생각이다. 또 주로 시내에 자리한 다른 6호 시설과 달리, 주변 자연과 어울리도록 할 계획이다. 바리스타, 네일아트 등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취미 활동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들 용덕씨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와 최근 업무협약도 맺었다. 개소를 코 앞에 뒀지만 가시밭길도 예상된다. 임 목사는 물려받은 유산을 아람센터를 마련하는 데 ‘올인’했다. 땅을 사들이고 건물을 짓는 데만 17억원이 들었다. 유지비 등으로 해마다 10억원(30명 기준)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 소년보호시설은 국고가 지원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기대야 하는데, 아직 ‘실적’이랄 게 없는 상황이라 남양주시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보호소년 1명당 30만원씩 주는 법원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5년 경기도 양주의 6호 시설 ‘나사로의 집’도 양주시의 예산 지원 중단 방침으로 한 차례 폐쇄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넘어야 할 벽이다. 일부 주민은 “속 썩이는 애들 왜 데려오느냐”며 못마땅해 한다. “소년들이 이곳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에요. 안정적으로 사회로 복귀한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겠죠.” 임 목사의 말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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