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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복희 고려인마을 청소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아리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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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월 창립된 ’고려인마을 청소년 오케스트라 아리랑’(단장 박정연) 단원들이 광주 광산구 바람개비 지역아동센터에서 악기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아리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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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려인 4·5세 20여명 지도
벨기에 독일 등서 공부한 유학파
작년 4월 만들어 매주 1~2차례
성탄절 첫 공연 ‘아리랑’ 등 4곡 연주 “러·중앙아시아 무대에도 서야죠” 고려인 청소년들은 언어 때문에 학교 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 “엄마 아빠 모두 일터에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온다. 나는 한국말을 몰라서 고등학교에 안 가고 그냥 집에 있다. 어른이 돼서 돈을 벌고 싶지만, 그러면 한국을 나가야 하니까 차라리 더는 나이를 먹지 않으면 좋겠다.” 지난 8월 고려인인문연구소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광주 거주 고려인동포 청소년의 생활 실태에 관한 탐색적 연구’라는 논문에 실린 고려인 동포 4세 ㅇ(17)양의 심층 인터뷰 내용이다. 더욱이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은 3세까지만 재외동포로 인정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적응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케스트라 아리랑은 4세, 5세들을 보듬는 따뜻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윤경미 아리랑 사무국장은 “이주 노동자인 부모들과 달리 한국에서 성장하는 고려인 청소년들을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떠올렸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빈곤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시스템이다. 윤 사무국장은 “학부모들과 모임을 갖고 아이들이 음악에 재능을 보이면 음악을 전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 등을 미리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고려인 청소년들에게도 큰 자부심이 되고 있다. 성탄절 송년잔치 무대가 끝난 뒤 아이들은 “우리들 멋졌냐?”고 물었다. 학부모들도 임복희 예술감독 등 교사들에게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게 해줘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았다. 아리랑은 앞으로 문화 교류 친선대사 역할이라는 희망도 일궈 갈 참이다. 고려인 청소년들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이 혼재됐다는 점은 앞으로 문화다양성 시대에선 장점이 될 수 있다. 임복희 아리랑 예술감독은 “남북 철도가 연결되는 시대가 왔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사절단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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