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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30 16:16 수정 : 2015.04.06 14:08

박승현의 MLB 리포트

언제부터인지 야구 팬들은 전문용어도 줄줄이 꿰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레그 킥’도 그 중 하나 입니다. 격투기에도 있는 말인데 이젠 야구 타격 자세 때문에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타격에 임할 때 한 쪽 다리를 크게 들었다 내딛는 동작을 ‘레그 킥’이라고 합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8)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강정호는 30일(한국시각) 시범경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날렸습니다. 13경기 만에 나온 2호 홈런입니다. 강정호는 30일 홈런에 안타까지 더했지만 아직 1할대 타율(0.171)에 머물고 있습니다. 28일 미네소타 트위스전에서 3루타를 치기 전까지는 15타수 무안타였습니다. 강정호의 타격 부진이 이어지자 한국, 미국에서 강정호의 타격자세를 두고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레그 킥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자세로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볼을 칠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한쪽 다리 드는 타법…일각서 강정호 타격부진 원인 지목
메이저 다른 선수도 사용…적응시간 감안 좀 더 지켜봐야

이전에도 레그 킥이 화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일본인 선수 스즈키 이치로 때문입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면서 이치로는 상징이던 레그 킥 즉 ‘진자 타법’을 버렸습니다. ‘메이저리거들의 빠른 볼에 적응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습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안타제조기 명성을 이어가자 자연스럽게 ‘진자타법 포기=메이저리 성공’이 굳어지게 됐습니다. 적어도 아시아 선수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2004년 이승엽(삼성)이 일본리그에 진출할 때도 “외다리 타법을 버려야 한다”고들 조언했고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포스팅 할 때도 “한 쪽 다리 드는 타법을 버릴 것인가”라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레그 킥 자세의 가장 큰 강점은 준비동작에서 몸의 무게 중심이 뒤편으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복부를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하면서 방망이를 휘두르게 되는데 무게 중심이 뒤로 갔던 만큼 추진력을 얻어 강력한 파워가 생깁니다. 단점은 머리가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시선이 흔들리니 투수의 동작과 볼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됩니다.

강정호. 한겨레 자료
류현진이 속한 엘에이(LA) 다저스에 작 피더슨이라는 유망주가 있습니다. 30일에도 홈런을 하나 쳐서 6개가 됐습니다. 시범경기 홈런 부문 공동 2위입니다. 피더슨이 시범경기 중반 잠깐 부진할 때 돈 매팅리 감독에게 “그 선수 타격이 메이저리그 타격이냐”라는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피더슨은 레그 킥은 아니지만 스트라이드(타격 보폭) 할 때 우측 발이 엄청 앞으로 나갑니다. 어떤 때는 우측발 착지와 동시에 타격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만 합니다. 이에 대해 매팅리 감독은 “확실히 메이저리거의 타격”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피더슨은 지난 해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33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9월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28타수 4안타로 타율이 1할4푼3리였습니다. 38타석에서 삼진은 11개나 당했습니다. 올해 시범경기 활약을 보면 그에게 필요한 것은 ‘적응 시간’이었나 봅니다.

강정호의 레그 킥은 아직 더 두고 봐야 할 문제입니다.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힘의 원천일지도 모르는 레그 킥을 버린다면 무엇을 하라는 말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도 없습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의 레그 킥에 대해 “바꾸도록 밀어 부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30일 홈런으로 강정호의 폼에 대해 좀 잠잠해졌으면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검증에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핸리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 더스틴 페드로이아(보스턴 레드삭스) 등도 레그 킥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모두 야구 할 만큼 하는 선수들입니다.

글렌데일/박승현 자유기고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3년째를 맞이한 류현진의 활약상을 박승현 야구 전문기자가 현지에서 전해드립니다. 야구 취재 경력 15년의 박 기자는 미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류현진뿐 아니라 ‘새내기’ 메이저리거 강정호와 ‘베테랑’ 추신수의 생생한 소식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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