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5.11 13:55
수정 : 2015.05.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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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세 번째 불펜 피칭을 마친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 관중석 계단을 뛰고 있습니다. 이날 류현진은 불펜에서 나온 뒤에도 트레이너와 함께 필드와 관중석 계단에서 체력훈련을 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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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현의 MLB 리포트
엘에이(LA) 다저스 류현진의 복귀가 늦춰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류현진이 데드암 증상인 것 같다는 국내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드암 증상은 회전근과 관절순을 연결해주는 후부피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혹은 관절순에 문제가 생겨도 데드암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볼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구속이 느려지고 때로는 제구에 난조를 겪기도 합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구속이 느려질 때 데드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보도와 달리 미국 현지에서는 류현진이 데드암 증상인지 모른다는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할 만한 근거가 있다면 당연히 보도해야 마땅한 사안인데도 말입니다.
지난 5일부터 다저스의 밀워키 브루어스,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경기를 동행 취재하고 있는 <엘에이 데일리뉴스>의 제이피(J.P.) 혼스트라 기자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물어 보았습니다. 혼스트라 기자가 7일 밀워키에서 “류현진이 마지막 불펜에서 트레이너들이 원하던 구속을 내지 못했다. 시속 82~83마일(132~134㎞) 정도였다. 이 때문에 휴식을 주기로 했다”는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말을 보도한 바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혼스트라 기자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데드암 증상을 연상하게 하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보도하지 않은 이유는 데드암 증상이라고 의학적인 진단이 나온 것이 아니고 (겉보기) 증상이 그렇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엘에이에 남아 있는 류현진과 인터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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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세 번째 불펜 피칭을 마친 뒤 필드에서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던 류현진의 모습입니다. 이후 상황을 보면 어깨통증에서 회복이 얼마나 살얼음판을 걷기인지 절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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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이 데드암 증상을 언급하게 된 것은 <시비에스 스포츠>의 존 헤이먼 기자의 보도도 크게 한몫했습니다. 지난 8일 ‘류현진은 복수의 엠아르아이(MRI) 검진에서 주요한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깨)관절순이 닳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증상은 엠아르아이 검진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류현진은 피칭을 할 때마다 통증이 생겼다. 현시점에서 ‘어깨/관절순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많은 기자이다 보니 류현진이 세번째 불펜 피칭 이후 다음 단계로 이행하지 못하는 것을 ‘통증 재발’로 생각하고 이런 예측을 하게 된 겁니다.
류현진의 세번째 불펜 피칭을 곁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솔직히 지금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류현진은 2일 모두 30개의 볼을 던졌습니다. 처음 직구 15개를 던졌고 이후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습니다. 스피드건을 갖고 있지 않아 구속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구위는 앞서 직구만 25개 던졌던 두번째 불펜 피칭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변화구를 던질 때는 제대로 뿌리지 못하는 모습이어서 ‘어깨 통증 후 처음 변화구를 던지다 보니 그렇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다음날 류현진은 어깨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했고 캐치볼도 수행했습니다. 이날 애초 엘에이에 머물게 될 것이라던 예정과 달리 팀의 밀워키 원정에도 동행한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원정경기 도중에 라이브 배팅에서 볼을 던지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류현진은 4일에도 캐치볼 훈련을 수행했습니다. 클럽하우스 류현진 자리에는 밀워키 원정에 동행할 때 신기 위한 정장 구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5일 밀워키에 오지 않았고 매팅리 감독은 찔끔찔끔 류현진에 관한 소식을 내놓고 있습니다. 류현진에 관한 유일한 취재원인 매팅리 감독의 말을 100% 신뢰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팀이 홈으로 돌아오는 12일에는 류현진과 접촉이 가능할 것이고 그럴 경우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물론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는 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류현진이 엘에이에 남아 있는 동안 다저스 구단에 실외 훈련이라도 볼 수 있느냐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박승현 로스앤젤레스/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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