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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2.22 18:39 수정 : 2016.02.22 18:39

LA다저스의 류현진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로 어깨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승현의 MLB리포트

엘에이 다저스 류현진이 가던 발길을 멈췄습니다. 21일(한국시각)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 다저스 스프링캠프장에서의 일입니다.

팀의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에 참가한 류현진은 동료들과 함께 외야에서 달리기를 마친 뒤 홀로 실내운동을 위해 이동하다 투수들이 공을 던지고 있던 불펜 근처에 섰습니다. 마침 류현진과 가장 가까운 쪽에서는 클레이턴 커쇼가 던지고 있었습니다. 포수 에이제이 엘리스 곁에 선 류현진은 커쇼가 피칭을 마칠 때까지 지켜보았습니다.

스프링캠프 첫날 캐치볼 나서자
감독·투수코치 등 훈련내내 집중

류, 커쇼 불펜피칭 끝까지 지켜봐
“복귀 서두르지 않겠다” 말했지만
기량 발휘하고픈 갈망이 느껴져

이날 35개를 던진 커쇼의 피칭이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도착했으므로 꽤 긴 시간 있었던 셈입니다. 류현진은 커쇼의 투구 동작부터 공이 포수 미트에 닿는 것까지 주의 깊게 바라보았습니다. 마치 무엇엔가 꽂힌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네 번째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참석하지만 류현진의 이런 모습을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지난해까지 커쇼, 잭 그레인키 희대의 투수들과 함께 불펜 마운드에 서고 어떤 때는 곁을 지나치기도 했지만 잘해야 눈길 몇 번 주는 정도였습니다.

1월14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캐멀백랜치에 들어와 재활을 겸한 훈련을 하고 있던 류현진은 오랜만에 동료 투수들과 함께했습니다. 스프링캠프 첫날 류현진의 모습은 밝았습니다. 취재진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이틀 전 처음으로 불펜에서 트레이너를 앉혀 놓고 공을 던진 것에 대해서도 “괜찮았다”고 흡족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필드에서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 마에다 겐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실내에서 어깨근육 보강훈련 후 다시 필드로 나와 홀로 캐치볼과 롱토스에 임할 때 류현진에 대한 팀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릭 허니컷 투수코치, 릭 냅 마이너리그 코디네이터 등이 류현진이 공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로버츠 감독은 아직 다른 선수들의 일정이 남아 있었는데도 류현진의 훈련을 처음부터 지켜보았습니다.

롱토스를 마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위해 다시 실내로 이동하는 류현진에게 “(군대의) 관심사병이 된 것 같다”고 하니 “그러게 말이에요” 하며 껄껄 웃더군요. 관심이 부담스럽기보다는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인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전날 로버츠 감독,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이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커쇼의 이날 불펜 피칭에 대해 류현진은 “항상 첫날부터 준비가 잘돼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선수니까(지켜보았다). 오랜만에 보니까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준비가 잘된 모습이 보기 좋기만 했을까요. 류현진이 오랫동안 발길을 멈추고 커쇼의 피칭을 지켜본 것은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습니다. 운동선수는 누구나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픈 갈망을 갖고 있습니다. 결코 초조해할 것도 절망할 것도 없는 스프링캠프 첫날이었지만 류현진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는 그 어떤 것까지는 쉽게 재우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박승현 엘에이/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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