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2 18:41
수정 : 2016.05.02 18:41
박승현의 MLB 리포트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들의 출발이 좋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4)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5경기만 치른 뒤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새내기 신분으로 빅리그 무대에 섰던 다른 선수들은 우려를 떨쳐내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현재까지는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30)가 제일 잘나간다. 4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6개)을 때려냈다. 아메리칸리그 4월 최다 홈런은 8개다. 박병호는 4월 19경기에서 73타석에 들어서 타율 0.227, 출루율 0.288, 장타율 0.561을 기록했다. 타점은 8개. 숫자에 박병호의 과제가 나타난다. 타율과 출루율이 좀더 올라가야 하고 타점도 홈런 수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홈런 6개가 모두 솔로 홈런이기 때문이다.
가장 불리한 조건(마이너리그 계약,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참가)에서 시작한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34)는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좌투수를 상대하는 플래툰 요원으로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4월 한 달 동안 27타석에 들어서 타율 0.280, 출루율 0.333, 장타율 0.520으로 마쳤다. 2홈런 3타점이다. 이대호와 플래툰을 이루는 좌타자 애덤 린드는 한 달간 모두 16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이대호의 두 배다. 모두 67타석에 들어서 타율 0.234, 출루율 0.254, 장타율 0.313,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대호는 우투수를 상대(8타석)해 8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앞으로 이대호에게 더 많은 타석이 주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28)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하지만 긴 터널을 지나 빛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순전히 자신의 힘으로 터널 끝까지 닿을 수 있던 점도 돋보인다. 타율 0.600, 출루율 0.647, 장타율 0.667. 김현수의 4월 성적이다. 벤치에 앉아 있는 기간이 길었고 그것도 출장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보여준 이런 성적은 놀랍다는 표현 말고는 다른 적당한 수식어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볼티모어의 벅 쇼월터 감독은 여전히 김현수의 출장 기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김현수의 출장시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좌익수 조이 리카드, 지명타자 페드로 알바레스, 우익수 마크 트럼보 등의 성적과 관련이 있다. 특히 직접적으로 포지션이 겹치는 리카드의 경우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근 9경기에서 33타수 5안타 타율 0.152로 부진해 김현수의 성적과 대조적인 점이 주목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34)은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킨 경우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시절 이미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가 있었고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불미스런 일의 주인공이 되어 사법당국의 수사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4월 한 달간 모두 12경기에 출장해 13이닝을 던지면서 1승 3홀드를 기록했다. 9이닝당 진루허용률 역시 0.846으로 그야말로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기량을 바탕으로 등판 시점이 후반으로, 그것도 경기를 이겨야 할 때 등판하는 이른바 필승조로 임무도 바뀌고 있다.
5월에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가 복귀할 것이 확실시되고 추신수 역시 10일부터 마이너리그 재활경기에 나서 5월 중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각각의 이유에서 의미 있는 첫 달을 보낸 기존 한국 출신 선수들과 함께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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