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18 18:45
수정 : 2016.05.18 21:06
박승현의 MLB 리포트
박병호가 활약하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는 18일(한국시각) 현재 10승27패, 아메리칸리그 승률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져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9승29패)에만 앞서 있을 뿐이다. 시즌 전 예측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에스피엔>(ESPN) 파워랭킹은 미네소타를 21위로 꼽고 시즌 예상성적은 77승85패로 봤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며 거뒀던 83승79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바닥권은 아니었다.
미네소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와 계약한 것 외에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외야수 토리 헌터는 계획대로 은퇴했고 우완 투수 마이크 펠프리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떠났다. 믿는 구석은 있었다. 바로 ‘젊은 피들’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 투표 3위에 올랐던 미겔 사노, 데뷔 시즌에 122경기를 소화하며 리그 최다인 15개의 3루타를 날렸던 에디 로사리오,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에 승격했던 최고 유망주 바이런 벅스턴이 올해는 더욱 잘할 것으로 기대됐다. 미네소타가 외야수 에런 힉스를 양키스로 보낸 것에서 벅스턴에 대한 믿음을 알 수 있었고 헌터의 은퇴로 비게 된 자리는 외야수로 전향한 사노가 채우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부진하다. 벅스턴은 이미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사노도 지난해의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각각 0.385-0.342, 0.530-0.435이다. 로사리오 역시 타율, 출루율이 지난해 같지 않고 3루타는 1개도 없다. 사노와 로사리오는 미네소타 지휘봉을 잡기 전 폴 몰리터 감독이 마이너리그 순회코치로 일하면서 눈 여겨봤다가 과감히 발탁해 성공한 선수들이다. 지난해는 새내기 몰리터 감독에게 ‘명감독’ 칭호를 듣게 해줬지만 올해는 걱정거리가 됐다.
아쉽게도 미네소타에는 든든한 방패도 없다.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 부재만이 문제가 아니다. 1, 2선발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필 휴스와 어빈 산타나가 지금까지도 1승씩만 거뒀을 뿐이다. 지난 시즌 11승(11패)을 기록하며 휴스와 함께 팀 내 최다승 투수였던 카일 깁슨도 시즌 3패만을 기록한 뒤 4월23일 이후 어깨통증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불펜도 난국이다. 오프시즌에 영입한 좌완 페르난도 아바드만이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던 마이클 통킨은 1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역전패의 장본인이 됐다. 마무리 글렌 퍼킨스는 어깨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고 임시 마무리 케빈 젭슨을 비롯해 케이시 핀 또한 부진하다. 투타 모두 총체적인 난국인 셈이다.
1991년은 미네소타가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해이다. 그래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년 동안 요한 산타나와 조 마워 등의 활약에 힘입어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0년 디비전 시리즈 탈락 뒤 4년 연속 5할 승률을 달성하지 못하다 지난해 예상 밖의 성적을 올렸다. 신임 몰리터 감독의 지휘 아래 최하위에 머물 것이라던 시즌 전 예상을 깼다. 하지만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고 있다. 시장이 작아 선수층을 두텁게 할 수 없는 이른바 스몰마켓 구단의 비애이기도 하다.
박승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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