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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1 13:46 수정 : 2016.09.21 20:29

[박승현의 MLB리포트] 월드시리즈 우승 한풀이에 나서는 MLB 팀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각)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시카고/UPI 연합뉴스
메이저리그도 정규시즌 막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21일(한국시각) 현재 전체 승률 1위인 시카고 컵스가 포스트시즌 직행을 확정 지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여전히 경합이 치열하지만 컵스 뿐만 아니라 현재 각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들이 무난히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들의 면면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됩니다. 아무래도 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한풀이’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이 맺힌 팀들이 많습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텍사스 레인저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워싱턴 내셔널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만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텍사스는 1961년 창단, 메이저리그에 참가했지만 월드시리즈 두 차례 출전에서 모두 고배를 들었습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겨뤘던 2011년에는 5차전에서 승리, 먼저 3승째를 거두고도 6, 7차전을 내줘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워싱턴은 아예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습니다.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까지 포함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몬트리올이 1969년부터 메이저리그에 참가했으니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우승은 커녕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처지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워싱턴 외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팀은 시애틀 매리너스(1977년부터 메이저리그 참가)뿐 입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두 번의 월드 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적은 없고 얘기만 들은 일”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입니다. 3.1운동 이듬해인 1920년과 한반도에 정부가 수립됐던 1948년이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든 해 입니다. 이후 클리블랜드는 모두 3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우승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시즌이 1997년이었으니(당시 창단 5년차 플로리다 말린스에 패배)팬에게 월드시리즈는 가물가물한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는 1901년부터 메이저리그에 참가한 유서 깊은 팀입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이 유력한 엘에이(LA) 다저스 역시 월드시리즈와 인연이 오래 전 일입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게 되지만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입니다. 그 해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시즌이기도 했습니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18번이나 진출해 그 중 6번 우승을 차지했지만 점점 빛 바랜 역사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지역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0년부터 짝수해만 되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봐야 했던 팬들로서는 점점 한이 쌓여가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드디어 시카고 컵스를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염소의 저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염소를 데리고(염소를 위한 입장권은 구매했었다고 합니다) 입장했던 빌리 시아니스라는 관중이 쫓겨나면서 했던 “컵스는 더 이상 우승을 못할 것이다”는 저주 말입니다. 그 해 디트로이트에 패한 뒤 컵스는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1908년 두 번째이자 1907년에 이어 연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컵스 팬들로서는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입니다.

컵스는 올시즌 제이크 아리에타 등 15승 이상 투수 4명과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중심으로 한 젊은 타자들을 내세워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여기에 조 매든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 해 어느 해 보다도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높게 나옵니다. 과연 컵스는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던 것 처럼 염소의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2년 전 컵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보았던 문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나이 든 컵스 팬이 들고 있던 팻말에는 ‘내가 죽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박승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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