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19 18:06
수정 : 2016.10.19 20:54
[박승현의 MLB리포트] 다저스 리치, 12시즌 만에 PS 첫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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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이(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왼쪽)가 19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6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팀 동료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셀피를 찍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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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저스틴!”
승리를 예감한 5만여 관중(5만4269명 입장·매진)이 일제히 연호하기 시작했다. 3-0으로 앞서던 6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던 엘에이(LA) 다저스 저스틴 터너가 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로부터 중월 솔로 홈런을 날린 다음이었다.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은 투수교체를 위해 천천히 마운드로 올라왔다. 6회였지만 벌써 패배를 인정하는 의식으로 보일 만큼 다저스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엘에이 다저스가 28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19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컵스를 6-0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2사 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기를 잡았다. 3회말 2사 2루에서 코리 시거가 우익수 앞으로 적시타를 날려 결승점을 뽑았다. 4회말 2사 3루에서는 그동안 타격 부진으로 고생했던 야스마니 그란달이 우월 2점 홈런을 날렸다.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8구째 무릎 쪽으로 들어오는 빠른 공(93.2마일)이었지만 그란달의 타격이 너무 좋았다.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의 호투도 빛났다. 선발 투수로는 드물게 속구와 커브 두 가지 구종만 갖고 있는 힐은 2회초 1사 2, 3루 위기를 벗어난 뒤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6회까지 2안타,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버텼다. 탈삼진은 6개. 고질적인 물집으로 정규시즌에서도 5회를 넘기기 힘들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경기 뒤 힐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이 ‘수여’하는 챔피언벨트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12시즌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데 대한 축하이기도 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장기인) 커브 볼이 오늘은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속도에 변화를 주면서 또 속구를 섞어가면서 타자를 상대했고 끝까지 밸런스를 유지했다”고 칭찬했다.
다저스는 8회 2사 후 3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그랜트 데이턴이 덱스터 파울러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바로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을 올렸다. 다저스 타선은 8회 위기를 넘긴 얀선을 위해 다시 두 점을 더 뽑았고 상황은 그렇게 종료됐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데 이어 팀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연속 경기 영봉승을 기록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시거는 4타수 3안타로 포스트시즌 첫 멀티히트를 날렸고 터너는 쐐기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13연속 경기 출루행진을 이었다.
3차전에서는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제이슨 헤이워드 대신 호르헤 솔레르를 출장시키고 중심 타선에도 변화를 줬던 컵스는 이날도 4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매든 감독은 “중심에 맞히는 타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똑같이 준비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컵스는 2차전에서는 2안타에 그쳤다. 컵스 선발 아리에타는 최근 2년간 두 번의 다저스전에서 1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이었으나 중요한 경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금까지 7경기 승부(4선승제)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에서 2승1패로 앞선 팀은 시리즈에서 94승38패를 기록했다. 리그 챔피언십에서는 38승11패다. “벌써 다음(월드시리즈)을 생각할 순 없다. 그렇게 되면 꼭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고 한 그란달의 말처럼 다저스는 2승1패로 앞섰던 경우 2승4패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컵스는 1승2패로 뒤졌던 5번의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양 팀간 4차전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루키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가, 컵스는 우완 존 래키가 선발로 나선다. 우리아스는 내일 등판으로 메이저리그 사상 최연소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 기록(20살68일)을 세우게 된다. 래키는 21번째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으로 현역 투수 중 최다 기록이다.
박승현 로스앤젤레스/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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