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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0.11 09:25 수정 : 2015.05.26 15:12

[함께하는 교육]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18) 어휘늘리기 (하)

(19) 논리의 기초 (상)

(20) 논리의 기초 (중)

서술형이든 논술형이든 글쓰기를 잘하려면 읽기와 생각하기를 우선적으로 잘해야 한다. 읽기와 생각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글쓰기를 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독서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생각의 깊이를 깊게 한 이들이다. 그런데 읽기와 생각하기는 보통 동시적으로 일어난다. 읽는 도중에 생각하는 것이지, 읽는 것 따로 생각하는 것 따로 하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쉽고 일상적인 주제부터 접근

구체적인 근거 정리하고 토론

읽고 생각하는 데 필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논리이다. 이치에 맞게 생각하지 않으면 논리적 사고를 하기 어렵고, 논리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논리적 읽기와 논리적 글쓰기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논리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논리적 사고가 고차원적 사고의 전제이자 기초이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사고, 입체적 사고, 반성적(또는 성찰적) 사고, 종합적 사고 등 고차원적 사고를 하려면 우선 논리를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논리적 사고를 하도록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형식논리, 메타논리, 연역적 논증, 귀납적 논증, 유비논증, 논리의 오류 등과 같이 어려운 논리학 용어가 나오는 책을 무작정 읽으라고 준다고 저절로 논리를 기를 수 있을까. 그런 식의 학습은 스스로 추상적 사고를 전개할 줄 알고 어려운 한자식 개념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 능력이 갖춰졌을 때라야 가능하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수준에서 그런 걸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자주 해보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인간은 분석적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어떤 문제나 이슈를 분석해야 이유나 근거를 알 수 있고, ‘왜 그럴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세련되게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아이의 생각하는 힘을 근본적으로 길러준다. ‘세련되게’ 질문해야 하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거부반응으로 생각하는 것을 귀찮게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연속적으로 던질 경우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버릇없는 행동’으로 간주해서 야단을 치기도 하는데 그런 반응은 사고력의 싹을 자르는 일이다.

일단 너무 어려운 문제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쉬운 문제, 일상적인 이슈, 학교생활에서 나타나는 현상, 가족들끼리 토론해볼 수 있는 주제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논리적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선진국가들의 글쓰기 주제를 보면 이런 식의 자연스러운 접근을 주로 한다. 예를 들어서 ‘학교 예산을 분배해야 하는데 도서관에서 새 책을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가, 아니면 학교 야구팀의 지원 예산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가’와 같은 주제로 글을 쓰도록 한다. 자신의 주장을 담도록 하되, 그 안에는 반드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정리하도록 한다. ‘왜 그럴까’에 대한 대답을 일상적인 문제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상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기르는 훈련은 생략한 채 거창한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을 대학생이 된 뒤에야 묻곤 하는데 대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논리적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어릴 적부터 훈련받지 못한 까닭이다.

찬반 의견을 밝히도록 한 뒤에 ‘왜 그럴까’에 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는 교과서를 활용해도 좋다. 중학교 <논술>(삼양미디어) 교과서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학교 전체 체육복에서 반별 체육복으로 바꾸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토론거리를 제시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꼭 글을 써보지 않더라도 토론만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계기가 주어질 때마다 논리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주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켄 블랜처드 지음)는 책이 대화의 소재가 된다면 ‘사람들로 하여금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뭘까?’라는 주제로 얘기를 오래도록 나눠보는 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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