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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09 10:47 수정 : 2015.05.26 15:02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47) 문제해결을 키우는 논술

대학들, 글쓰기 능력 중시 경향

통합적 사고능력 가진 인재 원해

논술은 지적 활동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개별 영역을 넘나들면서 자신이 지닌 지식과 정보를 창조적으로 적용할 줄 알아야 하는 통합논술은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논술을 한두달 만에 끝내버리려는 생각은 논리적인 글쓰기에 대한 무지의 소치다. 논술학원들에서 대량 복제하는 식으로 가르치는 글쓰기를 배운 수험생이 어릴 때부터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를 해온 수험생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섣불리 얄팍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글쓰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논술시험을 대학입학 과정에서 채택하고 있는 대학들이 최근 몇년 동안 강조하는 능력이 창의력·분석력·문제해결력이다. 대학들은 이런 능력을 갖춘 신입생을 뽑으려는 의지를 논술시험을 통해 관철하려는 것이다. 대학들은 이런 능력이 좀더 수준 높은 학문을 하기 위한 기초체력을 길러주고,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기본기를 키워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대학들은 학부 1학년 과정에서 다양한 교양과정을 만들고 있다. 이전 시대에는 강조하지 않았던 영역들이다. 이 가운데 문제해결력을 높이기 위한 글쓰기 과정은 많은 대학들이 공통으로 개설하고 있는 영역이다.

그럼 대학들이 왜 이렇게 창의력·분석력·문제해결력에 매달릴까. 이 능력들이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살아갈 인재들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매일 엄청나게 정보들이 쏟아진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자신에게 필요하고 의미있는 정보인지를 구별하는 능력과 그 정보를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글쓰기,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는 이런 능력을 기르는 데 적합하다. 즉 구체적이고도 복합적인 문제를 명료하게 분석하고 재구조화한 뒤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스스로 생성하고, 이 아이디어를 다른 이들에게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해당 집단구성원의 합의 또는 설득을 얻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에서 글쓰기 능력도 함께 길러진다는 얘기다.

논술을 쓰는 것은 목표지향적 문제해결 과정이다. 논제가 요구하는 바에 대해 정리하는 행위를 뜯어보면 이렇게 된다. 먼저 원인 또는 문제를 분석한다. 원인 또는 문제 분석이 치밀하고 정확해야 대안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원인 분석이 끝났으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실마리에 접근할 때는 논리적 정합성이나 합리성을 갖춰야 한다. 생각이나 구상이 끝났다고 글쓰기가 끝나는 건 아니다. 본격적인 글쓰기는 이제부터다. 글의 시작과 끝, 분량·순서·흐름에 대한 설계도 그리기, 문단 구성 등을 거쳐야 실제 글쓰기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글쓰기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논술이 과정 중심의 글쓰기라는 점을 알게 된다. 모든 글이 어느 정도는 ‘과정 중심의 글쓰기’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논술은 특히 문제해결의 과정이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읽는이가 동의하게 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논술은 개인의 영감에 의존하는 글이 아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도 치밀한 구상과 계획, 실행 과정을 통하면 누구라도 완성도 높은 논술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는 일련의 논술 쓰기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글쓰기를 위해 교과통합적 논술 쓰기를 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수학의 ‘기울기’ 개념을 소재로 한 글쓰기라고 해보자. 이 개념을 수학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생활 속 기울기’로 옮아가는 사고를 하도록 유도한다. 그런 과정에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교통표지판이 등장할 수 있다. ‘변화율’이라는 개념이 곧이어 등장하고, 그 뒤로는 ‘기울기의 경제적 진화, 수요의 가격탄력성’으로 이어지면서 비탄력적인 상품의 대표 격인 석유와 중동지역에 대한 생각이 잇따르는 식이다. 논제 해결을 위해 동원해야 할 상상력이 문제해결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사례는 실제 한 고등학교의 통합논술 교재에서 등장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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