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5.16 10:40
수정 : 2015.05.26 15:01
[함께하는 교육]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48. 논술을 위한 신문 읽기(상)
글쓰기를 잘하려면 글감을 체계적으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글감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방법으로 필자가 권하는 것은 ‘자기만의 노트’ 만들기다. 신문이나 잡지, 책을 읽다가 자기 글에 쓰고 싶은 내용이 나오면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쓴 글로 요약해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손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각이 더해지면 그 내용도 함께 써놓으면 나중에 기억할 때 더 빨리 할 수 있어 좋다. 이때 내용 요약 부분과 자신의 생각 부분은 색깔을 달리해 기록해두어야 한다.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이 싫거나 귀찮다면 일단 그 부분을 복사해서라도 보관해두어야 한다. 정리한 내용이 쌓이면 주제별 또는 분야별 노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신문의 내용이 다른 글쓰기 재료에 견줘 논술 재료로 더 적합한 이유는 신문이 ‘살아 있는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매일 신문을 보면 변화하는 세상을 폭넓게 이해하고 깊이 있게 진단할 수 있다. 교과서의 내용이 이론이라면, 그 이론이 어떻게 활용되고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는 곳이 바로 신문이다. 게다가 신문은 동시대 가장 뛰어난 글쓰기 달인들이 경연을 벌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잘 쓴 글의 본보기를 매일매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문은 가장 접근성이 높은 글쓰기 교과서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전교생이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해 보는 학교일수록 논술 성적이 좋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신문을 교재로 공부하는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은 선진국일수록 더 발달돼 있다. 노르웨이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적인 인물들의 신문 읽기 사랑도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뉴욕 타임스>를 정기구독했다. 시사정보와 상식을 쌓은 그는 친구들이나 부모와의 토론을 일상적으로 벌였고, 이것이 정치가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인도인들의 존경을 가장 많이 받는 전 수상 네루도 아버지가 스크랩해준 신문의 내용을 매일 읽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문활용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부 차원에서 신문활용교육을 지원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글쓰기에 직접적인 도움을 얻는 방법의 하나로 ‘신문일기 쓰기’도 권하고 싶다. 너무 어려운 방법으로 시작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신문을 접하는 방법으로 시도해볼 만하다. 먼저 오늘의 신문을 쭉 훑어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하나 정한다. 그 신문 기사를 오려서 일기장에 붙인다. 이때 신문 제호와 날짜, 면수를 간단하게 적는다. 신문 기사를 고를 때는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걸 기준으로 한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왜 그것이 기억에 남는지’ 생각하고 그 생각을 자유롭게 적는다. 마인드맵으로 그림을 그려도 좋다. 마인드맵은 하나의 생각을 여러 갈래로 넓혀주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떠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명품시장 나 홀로 호황’이라는 기사가 있다. “‘한국의 명품시장에는 불황이 없다.’ 허영과 과소비의 대명사로 불리는 ‘명품 소비’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의 명품 수입매장마다 명품족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최근에는 어린이와 샐러리맨 명품족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후략)”
먼저 중요한 단어 가운데 모르는 게 있으면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에서 찾아적는다. 허영, 과소비, 명품족, 소비자구매패턴 등이 그렇다. 다음으로 이런 현상의 이면이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조사한다. 인터넷에서 명품족의 유래나 경제적 영향 등을 검색하면 된다. 자료 정리가 끝나면 글쓰기에 도전해본다. 200자 원고지 3~4장을 써본다. ‘과소비는 피할 수 없나’ ‘명품족은 경제발전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하는 식으로 제목을 정한다. 이런 글이 쌓이면 글쓰기 실력과 사고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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