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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2 20:13 수정 : 2016.05.13 10:22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폴 어빙 엮음, 김선영 옮김/아날로그(2016)

“한 남자, 한 여자하고만 수십년을 살아야 하는 결혼은 얼마나 잔인한 제도인가….” 부부 사이가 좋더라도 한번쯤 이런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졸혼’(卒婚·결혼생활 졸업)을 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아이를 다 키운 뒤 이혼의 상처 없이 한달에 한두번쯤 만나면서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노인이 늘어나고 수명도 길어지면서 생긴 풍속이다.

아이를 적게 낳고 평균 수명은 늘어나서 생기는 고령화 현상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에서는 78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다. 매일 1만명이 노인의 문턱이라는 65살에 이른다. 이 추세는 앞으로 15년 이상 지속될 것이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매년 춘천시 인구만한 28만명이 노인이 된다. 2026년이면 65살 이상인 인구가 국민 5명당 1명꼴이 된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노인이 이렇게 오래 살아본 시대가 없다. 그래서 장래 사회와 개인의 삶을 바꿀 ‘쓰나미’는 단연코 인구의 고령화다. 지금 노인이 되어가는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배울 나이가 되자 유치원 붐이 일었고 1960~70년대 성인이 되어서는 민주화 운동, 반전운동, 흑인민권운동 같은 사회운동이 불붙었다. 부모가 되자 산모와 아기용품에 대한 거대한 시장이 생겨났다. 이제 이들이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노령화 사회에 대한 예측은 잿빛이었다. 연금 고갈, 재정 적자 급증, 잠재성장률 하락, 부동산 침체 등등. 실제 많은 사람이 먹고살기 바빠 준비 없이 노년을 맞는다. 수입은 없는데 몸은 아프고, 찾아오는 이도 없는 외로움을 감당하는 게 이들의 노년이다. 이게 우리가 맞이할 노령사회의 숙명이라면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위안이라면 사람들은 비관론자의 예언대로 살지 않아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의 변화를 고민해온 전문가들이 노령화의 잿빛 미래를 산뜻한 은색으로 바꾸려면 개인, 사회, 그리고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펼쳐 보여준다.

그 첫출발은 노년기와 노령화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것이다. 노년을 ‘인생의 자투리’로 보는 시각은 ‘앙코르 인생’, ‘쌍봉 세대’처럼 새로운 출발로 보는 생각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실제 은퇴기에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돈을 가진 세대다. 우리의 경우 50~60대가 전체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갖고 있다. 이 세대는 인터넷과 모바일기기도 잘 사용해 관계 유지도 잘한다. 건강도 지금의 65살은 옛날의 그 나이와 다르다. 이들 ‘젊은 노인’은 늘어난 수명을 충만하게 살고 싶어한다. 일을 더 하고 새 지식을 배우려 하며, 경험을 살린 봉사 등으로 공동체에 참여하고자 한다.

노인들이 이렇게 달라지면 정부의 정책에서부터 기업의 상품개발 전략까지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한다. 이들의 정치적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1년부터 성인용 기저귀가 아기용 판매량을 추월했다고 한다. 제품의 콘셉트가 바뀐 것이다. 우리도 정년을 60살로 늘렸는데 일본은 70살로 늘리거나 아예 없애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입학생이 줄어 고민인 대학은 앙코르 세대의 재교육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이봉현 편집국 미디어전략 부국장
이런 변화 앞에 우리 사회는 잘 준비하고 있는가? 고령화(aging)를 ‘지혜로운’(sageing) 사람들의 사회로 만드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봉현 편집국 미디어전략 부국장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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