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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로 고열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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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의 경고]
① 미지의 감염병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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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로 고열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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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벌목 등으로 인간과 조우 온난화·인구증가·교통발달로
감염병 대유행 가능성 높여 백신 개발 ‘돈 안된다’며 포기
인간 이기심이 퇴치 방해 요인 인간들은 신종 감염병을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열대 우림에 은신하다가 인간에 의해 호출된 바이러스한테는 꽤 억울할 법한 얘기다. 급증하는 신종 감염병의 위협은 사실 ‘인재’라고 보는 게 맞다. ‘삼림 벌목’은 신종·재흥 감염병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신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원래 열대 지역 삼림에 서식하는 원숭이·쥐·박쥐 등을 자연숙주로 삼는다. 깊숙한 숲에 사실상 봉인된 터라 자연적으로는 인간 앞에 모습을 드러낼 일이 없었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조우를 촉발한 것은 열대 우림의 파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들은 먹을거리를 찾으려고 인간이 사는 마을까지 접근한다. 원주민들이 야생동물을 사냥하려고 점점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야생 침팬지로부터 사람에게로 온 에이즈, 박쥐로부터 사람한테 옮은 에볼라가 대표적이다. 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감염병의 발생과 분포에 영향을 주는 ‘생태학적 혼란’을 야기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던 말라리아·뎅기열·콜레라·황열 등 곤충 매개 감염병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게 실례다. 예컨대 파키스탄 북서부 쪽 국경 부근에서 1983년 말라리아 감염자는 100명 미만이었다. 그러나 1990년에는 2만5000명을 넘어 250배 이상 증가했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기온 탓에 말라리아의 활동기가 길어져서다. 인구증가도 감염병 대유행의 물적 토대를 제공한다. 라이프사이언스에서 펴낸 <미생물의 도전>에서는 교실 면적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학생 한 명이 감기에 걸렸다고 치자. 한 교실에 10명의 학생이 있을 때와 60명의 학생이 있을 때, 학생이 많은 곳에서 감기 발병률이 높아질 것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짧아 호흡기 분비물이 쉽게 옮겨다닐 수 있다. 인구밀도뿐만 아니라 가축의 밀도도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끼친다. 1967년 미국에는 약 100만 곳의 돼지농장이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엔 농장이 10만 곳가량으로 줄었는데 사육하는 돼지 숫자는 되레 증가했다. 산업화된 대규모 농장에서 더 많은 돼지가 ‘밀집사육’된 결과다. 다른 가축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처럼 일정 공간에 밀집된 가축의 수가 증가하면 새로운 병원균이 생존할 위험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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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로 고열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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