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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6 17:38 수정 : 2006.07.03 10:57

재무설계 ABC

부동산 불패신화로 인해 청약을 통한 아파트 재테크가 일종의 ‘로또’처럼 인식되기 시작한지 오래다. 상당수 사람들은 앞으로 감당하게 될 금융비용에 대한 계산도 없이 막연히 투자차익에 대한 환상만으로 일을 저지르곤 한다.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보다 집값이 훨씬 빠르게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그렇다보니 아파트를 구입한 뒤 적절한 시점에 매각해 차익을 실현할 수도 없다. 더 오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결국 손에 쥐지도 못하는 상승차익은 마음만 부자로 만들어 지출이 늘어난다. 정부의 강경정책으로 세금 부담도 높아진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설계할 때 집에 대한 계획을 첫 번째 목표로 삼는다. 전세금이나 월세금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마음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 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함께 섞여 버리면 합리적인 내집 마련 전략이 불가능하다. ‘더 오를 것이니 무리해서라도 지금 사야 한다’ 또는 ‘더 오를 것이니 조금만 버티자’라고 생각하는 한 집으로 인한 미래의 재무위험은 가족의 행복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내집이 있음에도 역설적으로 ‘주거 불안정’이 찾아오는 것이다.

무리한 내집마련 전략은 결국 가정의 재무구조를 크게 어렵게 만든다. 과다한 부채부담,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으로 가계 흑자율은 제로에 가깝고 저축은 불가능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제는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무관하게 자신의 재무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집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다. 더 오를 것을 기대해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소득규모에 적당한 집, 가족들 살기에 알맞는 집을 그려봐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집값이 오르는 것은 팔아서 차익을 챙길 것도 아니기에 괜히 세금부담만 키우는 일이 된다.

집에 대한 생각을 소박하지만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고령화, 조기퇴직, 자녀교육비 증가 등으로 이미 충분히 불안한 우리의 미래를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할 수 있는 첫번째 재무설계 원칙이 될 것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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