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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가계부 이젠, 재무설계다 Q.직장생활 4년째 빚만 남았는데=4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혼 전이라 이것저것 취미생활에 돈이 들어가다 보니 모아놓은 돈도 없고 마이너스 통장 빚 800만원만 갖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없지만 3년 뒤면 결혼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출을 좀 줄여 빚도 갚고 저축을 하려해도 무엇부터 줄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펑펑쓰고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매달 돈이 부족한지 잘 모르겠습니다.(서아무개씨) A. 돈 모으기는 결국 지혜로운 지출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냥 생각없이 지출하다보면 모든 항목에서 방만한 지출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특히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는 경우엔 자꾸 저지르기식의 돈쓰기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저축을 생각하고, 남은 돈의 범위 안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결혼 전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무조건 안쓰고 버는대로 저축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현명하게 쓰고 최대한 저축하기 위한 재무설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 미래를 위해 몽땅 저축하는거야”
고령화, 사교육비 증가, 주거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평범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다. 돈을 버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수명은 늘어나고 돈 쓸 일도 계속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한정된 소득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선 치밀한 재무설계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미래에 좀더 풍요롭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저축을 늘리겠다고 무조건 안쓰고, 모든 것을 미래를 위해 포기만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현재의 행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저축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위한 소비도 포기할 수 없다. 일견 모순되는 듯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적당히 저축하고, 적당히 소비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적당히’에 있다. 적당히 하다보면 저축이나 소비나 모두 제대로 안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선택적 소비’라는 전략이 필요하다. 취미생활이나 가족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비를 유지하면서 저축을 늘리자는 것이다. 상담자 서씨의 경우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고 결혼 이후 출산, 출산 이후 자녀 양육, 교육비 지출, 은퇴 준비 등 인생을 살면서 해야할 일이 많다. 그런데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도 없고 오히려 부채만 있는 재무상황은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저축을 늘려 부채도 상환해야 하고 목돈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의 소비지출 습관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현명한 선택적 소비, 소박한 사치를 위해 일상은 가난해지자
새로운 소비 습관의 방향은 현명한 선택적 소비다. 취미생활인 등산을 위해서는 약간의 사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예산을 세워놓되 그를 위해 나머지는 과감하게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서씨는 등산을 하면서 값비싼 등산 장비 구입에 과도한 지출을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영, 술값 등 전반적인 소비지출 규모가 너무 컸다. 보통의 사회 초년생들이 이와 같은 지출 습관으로 인해 결혼 전까지 제대로 돈도 모으지 못하고 부채를 짊어지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빚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은 당연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평생 부채에 시달리며 살 수도 있다. 취미생활인 등산 한 가지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가난하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 첫 번째로 신용카드부터 없애야 한다. 매달 월급에서 지출 예산 만큼만 체크카드로 이체를 해서 그 범위안에서만 지출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과감하게 저축을 저질러라
너무 팍팍해서 쉽게 포기하게 될까봐, 또는 뭔가 모르지만 돈 쓸 일이 생길 것이라 생각해 저축을 조금씩 늘리겠다는 것은 금물이다.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절대 저축은 늘지 않는다. 일단 저축을 먼저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고 나서 나머지를 지출하기 대단히 불편한 구조로 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이전의 소비지출 습관을 바꿀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일상 속에 몸에 배어 있는 지출습관은 교정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크게 쓰는 것도 아닌데 돈에 쪼들린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슬금슬금 써버리는 습관 때문이다. 결혼 전까지 최대한 부채 없이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부터 소득의 70%를 저축하자. 그리고 마이너스 통장은 매년 한번씩 들어오는 연차 수당으로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만약의 돈 쓸 일에 대비하는 것도 바꿔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저축에서 10% 정도를 따로 떼어내 유동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저축으로 특화시키면 마이너스 통장 없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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