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7 17:59
수정 : 2006.08.11 14:24
재무설계 ABC
아이는 부모한테서 수많은 것을 배운다. 돈 쓰는 법도 그 가운데 하나다. 부모가 규모 있게 소비하고 미리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선택적으로 지출하는 습관을 갖지 않으면 아이들도 ‘돈맹’으로 자랄 수 있다.
누구나 무엇을 하든 한정된 돈을 벌 수밖에 없다. 한정된 소득을 잘 쓰는 것이 ‘생활 경제’의 출발이다. 잘 버는 훈련을 위해 학교에 보내고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면, 잘 쓰기 위해선 왜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을까? 잘 쓰지 않으면 경제적 자유도 없는데 말이다. 이런 생활 속 경제교육은 부모의 몫이다.
경제적 자유는 개인이 돈을 잘 지배하고 통제할 때 얻을 수 있다. 돈이 많아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 있다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건 아니다. 애초에 무한한 인간욕망을 모두 충족할 만큼 무한한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생활 속 경제교육의 첫 걸음은 부모가 재무설계 습관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버는 돈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돈 타령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면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 혐오감이 형성될 수 있다. 돈이라는 것은 노동에 대한 댓가이고 많든 적든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반드시 세 번 이상 심사숙고해서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요즘 세상은 즉흥적인 충동지출이 너무 일상화되어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선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은 하나를 포기했지만 나중에 그것이 더 큰 가치로 돌아온다는 점을 통장에 쌓여 있는 돈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다. 달콤한 인내의 댓가를 확인시켜 줌으로써 덤으로 성공을 위한 목표의식을 길러 줄 수도 있다.
특히 이 모든 것은 가정의 재무설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통해 함께 한정된 예산 규모 아래 현명한 선택을 해나갈 때 아이들은 몸으로 선택의 의미를 체득하게 된다. 사교육비의 경우도 어렴풋이라도 자녀들에게 그 의미가 전달될 때 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자녀한테 정기적으로 미리 정해진 규모로 용돈은 주는 일은 자녀 경제 교육의 출발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jykk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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