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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5 09:18 수정 : 2006.09.18 19:34

[미래로 가는 가계부 이젠, 재무설계다] 사업통장 월급통장…

질문: 학원 운영…매출 오르는데 ‘적자인생’

Q.아내와 함께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직장생활을 했었는데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몇 년 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하려던 사업은 잘 안되고 오히려 빚만 졌습니다. 아내의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좀더 규모 있게 해야겠다 싶어 학원 키우는 것에 전념한 덕에 지난 가을부터 형편이 나아졌습니다. 이제는 한 달 천만원 가까이 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매출은 계속 오르는데 여전히 적자입니다. 순전히 매달 필요한 것을 쓰고 사는 생활의 반복인데, 왜 돈이 남질 않을까요? 오히려 카드빚만 연체되고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 부부는 크게 사치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답: 매출 올라도 비용 늘어…통장 구분해 충동적 지출 막아야

A.보통 개인사업을 조그맣게 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문제점은 사업과 가계 재정이 뒤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직원을 여럿 두는 게 아니라 부부가 함께 학원강사 일부터 학원차량 운전, 각종 서무까지 하면서 정신없이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일일이 장부를 작성하고 관리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사업상 지출과 가계 지출을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가장 큰 문제는 사업에 따른 매출을 소득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업이라도 매출이 오르면 비용도 따라서 늘어나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사업 재무관리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매출과 소득을 혼돈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매출이 오르면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에 미뤄두었던 가계지출을 늘리게 마련입니다. 이런 지출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가계 재정엔 부담이 쌓이고, 크게 사치를 하지도 않았고 소비를 늘린 것도 아닌데 가계는 적자에 빠집니다. 소득에 대한 명확한 파악, 사업 재정과 가계 재정의 분리 운영 원칙이 문제 해결의 첫단추입니다.

불규칙한 학원비 수입, 월급쟁이 월급과 비교할 수 없어

상담자 가정의 가장 큰 문제는 불규칙한 소득이다. 매달 정해진 날에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월급처럼 돈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 학원수강료가 몇 만원씩 쪼개져 들어오는데다 들어오는 날짜도 제각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기 위해선 학원 수강료가 들어오는 통장을 별도로 구분해 관리를 해야 한다. 상담자의 경우 수강료 수납 통장과 개인의 지출통장을 구분해 쓰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게다가 아이들 머릿수만 따져 전체 매출이 천만원을 넘기면서 ‘우리는 왠만한 월급쟁이보다는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렇게 느슨한 재정 상태에선 돈이 새나갈 위험이 대단히 크다. 늘 통장에는 몇 십만원 단위의 잔고가 있으니 그날그날 필요한 데다 돈을 쓸 수는 있다. 문제는 지출이 다소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인데, 정작 목돈 빠져나갈 때는 잔고가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

보통 월급을 받아 쓰게 되면 정해진 날에 한꺼번에 돈이 들어오다 보니까 지출도 대부분 그 규모 안에서 이뤄져 돈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다. 소규모 개인사업자들은 월급쟁이와 처지가 다르다. 돈 관리에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통장을 구분하는 일이다. 학원비 수납통장은 말 그대로 사업용 통장이므로 함부로 개인 용도에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비용도 항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파악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매출 대비 비용 증가를 통제할 수 있다.

여기에 사업주일지라도 그 업체의 월급쟁이라고 여겨 자신의 ‘월급통장’을 따로 만들면 좋다. 정해진 날짜에 일정한 돈이 입금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 통장을 바탕으로 다시 생활비 통장과 저축과 투자에 빠져나갈 통장 등 두 가지로 쪼개 운용해야 한다.

저축과 투자도 사업용과 가계용 구분 필요

통장을 구분하고 나서 보면 이 가정은 생활비와 각종 비용을 빼고도 매달 400여만원의 저축과 투자가 가능하다. 그런데 앞으로 학원을 계속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은 학원이 안정궤도에 진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더 넓은 상가로 이전하고, 그에 따라 집기를 늘리거나 바꾸기 위해선 많은 돈이 든다. 따라서 매달 저축과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가계의 재무목표을 위한 저축과 사업확장에 대비한 저축을 구분해 돈을 운영해야 한다.

사업확장에 대비한 저축은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지금 시작하지 않고 ‘그때 가서 대충하겠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계획과 전략이 없다보면 가계의 재무목표를 위해 저축한 돈을 사업 쪽으로 돌려 쓰기 쉬운데, 이는 가계 재정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따라서 매달 저축과 투자가 가능한 400만원 가운데 절반은 기존 부채 상환과 향후 아이들 교육비, 은퇴 자금 등 가계를 위한 저축으로 돌리고, 나머지 절반은 목표기간을 3년 정도로 잡은 뒤 학원 확장에 투자할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

정리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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