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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7 11:31 수정 : 2006.12.07 11:31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 ⑤ 펀드 ‘불완전판매’

[캠페인]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 ⑤ 펀드 ‘불완전판매’

투자설명서도 없이 과거 수익률 내세워 홍보 “설명 들어봤자 잘모르니” 고객도 대충 가입

사례1: 중소기업 임원으로, 정년를 코 앞에 둔 50대 후반의 최아무개씨는 최근 거래은행을 찾아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찾았다. 은행 직원은 “얼마전 텔레비전 경제 진단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상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채권형 펀드를 추천했다. 일명 선진국 채권으로 소개된 상품이라고 했다. ‘안전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최씨가 상품 안내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은행 직원은 “안내지를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수익률 표만 달랑 보여줬다. 최씨는 상품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구체적 정보가 담긴 안내지를 못 본 것이 불안했지만, 새로 나온 펀드 상품들이 많은 탓이라고 여기고 가입서류에 서명했다.

사례2: 회사원 김아무개(45)씨는 올 초 한창 시중에서 인기몰이하는 펀드 종류를 알아보기 위해 한 대형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당시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20%가 넘는다는 말에 솔깃해 그는 매달 20만원씩 정기적으로 붓기로 하고 주식형 펀드 상품 3개에 가입했다. 여윳 돈이 생기는대로 펀드에 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5달이 지나 잔고를 들춰보니, 수익은 고사하고 그가 지금까지 부었던 원금 12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 남은 것을 뒤늦게 알게됐다. 증권사 직원은 최근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진 탓이라고 해명하면서, 수익 전망이 더 높은 펀드로 갈아타면 충분히 벌충할 수 있다며 신상품을 권유했다. 일차 손실을 본 김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잔고에 남은 돈을 전부 찾아 새 펀드에 재투자했다. 갈아탄 지 한달여만인 지난 8월께 다시 잔고를 확인한 김씨는 이번에도 남은 금액이 원금에 훨씬 못미치는 것을 알고는 홧김에 펀드를 모두 환매했다. 그리곤 곧바로 은행을 찾아가 적금 상품에 남은 돈을 전부 쏟아부었다.

펀드 가입 때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이 충분했습니까?
‘불완전 펀드 판매’가 가장 큰 투자위험 요인= 펀드의 불완전 판매가 금융 초보자들을 울리고 있다.

금융회사는 펀드상품을 팔 때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있으며, 그 책임이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 특히 구체적으로 펀드상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또 펀드 등급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단순히 펀드상품의 과거 수익률만 들먹이며 판매에만 급급할 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폐단을 ‘펀드의 불완전 판매’라고 규정한다.

<한겨레>가 독자 2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4%가 펀드 등 투자상품에 가입한 적이 있다고 응답할 만큼, 펀드 투자는 빠른 속도로 대중화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펀드 대중화와는 별개로 여전히 펀드에 관해 구체적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펀드 가입 고객에게 투자설명서를 전달하지 않는 폐단은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다. 펀드를 파는 직원들이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기껏해야 ‘텔레비전에 한번 크게 소개된 상품’이라거나 ‘현재 수익률이 크게 나오고 있는 상품’이라는 투의 홍보성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펀드 대중화 시대에 판매 금융회사들이 상담전문 창구를 운영하지 않거나, 심지어 상품 안내지 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고객들을 단지 ‘봉’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금융회사들의 오만한 태도가 숨어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펀드 가입 때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이 전체적으로 불충분하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무려 80%에 이르렀다. 판매 직원의 불충분한 설명은 펀드의 ‘불완전 판매’로 이어져 결국 고객들만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만든다. 사례로 든 김씨가 바로 전형적인 피해자인 셈이다.

금융소비자가 냉정해야 한다=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투자자들도 판매 직원에게 펀드에 관한 질문을 충분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강 질문하고 가입한다’거나 ‘거의 질문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질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61%가 ‘질문해도 설명이 어려워서 잘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 이라고 답했다. 불완전 펀드 투자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투자자의 이런 소극적 태도는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이해될 때까지 집요하게 묻고,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소비자의 적극적 태도가 절실하다. 상품 안내지가 없다면 투자 설명서라도 요청해야 한다. 투자 설명서를 충분히 읽어보고, 냉정한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판매 직원의 상품 추천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서 묻고, 그것이 자신의 가입 목적과 부합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펀드는 은행의 예·적금처럼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다. 소비자의 적극적 금융 주권 의식만이 펀드의 ‘완전 판매’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정리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도움말 주신 분(주)희망재무설계 이규빈 대표, 제윤경 교육본부장, 이성호 컨설턴트, 이천 컨설팅매니저

금융교육 및 재무설계 교육 신청:080-070-2725

펀드 수수료, 수익 포함해 떼가

예금 팔 듯 사후관리 소홀

국내 주식형 펀드 상품의 총 보수는 판매 수수료를 포함해 대략 연 평균 2.3~2.5% 수준이다. 보수는 투자 원금에서만 떼는 것이 아니라 원금과 이자를 합한 총액에서 공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1000만원을 투자해서 10%의 수익이 났다면, 원금 1000만원과 수익금 100만원을 합친 총 1100만원에 대해 연 2.5% 안팎인 27만원 가량을 보수로 제하게 된다. 보수의 70% 가까이는 상품을 판 금융회사 몫이고 나머지 30%가 판매사에게 돌아간다.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대부분을 가져가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지난 11월 45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금융회사들은 지금까지 총보수 가운데 약 8천억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펀드 판매는 금융회사에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주지만, 금융회사이 펀드 고객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데는 아주 인색하다. 고객들이 어려운 펀드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수료를 받는 만큼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는 개발하지 않으면서, 기존에 있던 예·적금 상품 판매 구조로 영업만 하는게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현재 펀드 가입과 동시에 고객들이 지불하는 보수는 금융회사 처지에서 보면 사후관리가 필요없는, 이를테면 팔기만 하면 저절로 떨어지게 돼있는 ‘공돈’인 셈이다.

수수료를 포함한 보수는 공짜로 주는 게 아니다. 판매 금융회사들은 보수를 받는 만큼 판매 절차상 최소한의 서비스 항목을 의무적으로 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형식적 경고 문구만 있는 서류에 서명만 하는 시스템은 하루 빨리 뜯어 고쳐야 한다.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보호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은행이건 증권사건 펀드 판매 직원들에게는 펀드 판매 자격시험도 치르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펀드 상담 전용창구도 조속히 개설해야 한다. 상품 안내지 제작과 함께 쉬운 투자설명서 연구 개발 등에 보수의 일정액만 투자해도, 지금과 같은 불완전 판매는 성행하지 않을 것이다.

제윤경 (주)희망재무설계 교육본부장 jykkto@hanmail.net

펀드 전문사이트 수익률 공시 성적 매겨

펀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쉽게 펀드 정보를 찾으려면 인터넷으로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의 전자공시 사이트나 시중 펀드평가사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다. 제로인(www.zeroin.co.kr)과 한국펀드평가(www.kft.co.kr), 모닝스타(www.morningstar.co.kr)가 대표적이다. 펀드 평가 홈페이지는 펀드 유형을 주식형과 혼합형, 채권형, 해외펀드 등으로 나누어 펀드 운용 성적을 매겨놓고 있다.

펀드를 평가할 때는 일단 해당 펀드의 등급을 눈여겨봐야 한다. 제로인의 경우 태극 마크의 갯수로, 한국펀드평가와 모닝스타는 별의 개수로 펀드성과 등급을 정해놓고 있다. 태극마크나 별이 다섯개인 펀드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수익률 상위 펀드 등을 지속적으로 공시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상품 선택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펀드 가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펀드 등급과 기간별 수익률, 수수료를 포함한 총 보수 규모, 운용사의 운용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펀드평가 사이트에서 해당 펀드상품을 클릭해 보면 이런 내용들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여러 펀드들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이트들만 잘 활용해도 펀드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천 (주)희망재무설계 컨설팅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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