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액보험, 불완전 판매가 가장 큰 문제
|
10년이상 유지해야 효과
운영구조 복잡한 금융상품
설계사 경제전반 지식 필요
[캠페인]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⑨변액보험 알고 들자 [사례1]대학원생 강아무개씨는 3년 전 학비 마련차 학원에서 강사를 할 때 외국계 보험사의 변액보험에 들었다. 당시 월 500만원 안팎의 수입은 시기별로 들쭉날쭉해서 주저했지만, ‘친구’의 부탁이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가입했다. 설계사는 2년만 보험료를 내면 이후에는 붓지 않아도 된다면서, 당시 자신 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월 200만원짜리 보험료가 책정된 상품을 권했다. 경험 수익률까지 보여주면서 최대 목돈을 마련할 수 있어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2년 뒤 학원 수입이 줄어 해약하려고 보험사에 문의를 했더니, 설계사가 당시 보여준 ‘놀라운 수익’은 온데간데없고 통장에는 원금에도 못미치는 돈만 남아있었다. 설계사도 이미 1년 전에 퇴사했다고 한다. [사례2]호텔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백아무개씨는 정년을 1년 앞두고 은퇴자금 마련 상품을 알아보려고 얼마 전 은행에 들렀다. 창구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대뜸 변액보험부터 권했다. 5년만 부으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백씨는 직장을 그만둔 뒤에도 4~5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판단해 주저없이 가입했다. 그 뒤 변액보험 운용에 문제가 많다는 보도를 접하고 찜찜했다. 다시 그 은행에 들러 자신이 가입한 변액보험 상품 내용을 은행직원에게 상세하게 캐물었다. 하지만 그 상품은 5년간 부은 뒤에도 최소 5년 이상 더 보험사에 맡겨둬야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백씨는 은퇴 뒤 자금계획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돼 난감했다.
|
변액보험 권하는 설계사에게 알아봐야 할 항목들
|
변액보험은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상품이다. 보험과 투신, 은행 상품들의 기능을 한 상품에 모아 놓은 때문이다. 변액보험을 제대로 판매하고 가입자에게 훌륭한 노후대책을 세워주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선, 경제 전반에 걸친 지식과 예측능력이 있어야 한다. 손님의 인생 전반에 걸친 재무계획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다. 기본적으로 손님이 피땀 흘려 마련한 돈을 노후의 튼튼한 생활기반으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손님에게 보험상품의 특성과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금융상품 지식과 다양한 금융·세금제도, 경제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식견과 이를 위한 정보취합 능력도 필요하다. 문제의 뿌리는, 지금 변액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이 판매 담당자들에게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한 철저한 교육 과정 없이 무턱대고 상품 경쟁에 내몰고 있다는 데 있다. 학원강사 강씨는 당시 입사한 지 채 반년도 안된 ‘병아리’ 설계사에게 수입의 절반을 뚝 떼서 2년 동안 꼬박 부었다가 원금도 못 찾게 됐다. 판매자의 경력이 짧으면 상품의 장단점과 위험 요소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변액보험은 불완전 판매에 따른 고객들의 재산 피해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말 그대로 고액 상품이다. 이런 상품을 사전에 충분한 교육이나 판매자에 대한 검증 없이 판매 일선에 내보내는 금융기관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설계사로 입사한 뒤 한 달 정도 교육으로도 자격 이수가 가능한 현행 판매자격제도 자체도 뜯어고쳐야 한다. 판매에서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고객보호 제도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변액보험 가입 보험료 수준을 소득에 맞춰 제한하는 제도 등 정책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들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우선 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는 전문성과 철저한 직업의식을 갖춘 보험설계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상품에 대한 판단 이전에 판매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더 필요한 것이다. 주위의 소개 등 ‘안면에 받혀서’ 마지못해 변액보험에 가입하면 위험을 보장받는 게 아니라 ‘재산손실’이라는 위험에 스스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정리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희망재무설계 이규빈 대표, 제윤경 교육본부장, 이성준 컨설턴트, 이성호 컨설팅매니저
금융교육 및 재무설계 교육 신청
080-070-2725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