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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갈음이해변.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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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병학 기자의 ‘완행버스 전국 여행’ ②
버스 안내양이 관광지 해설해주는 충남 태안읍~만대항 이원반도 버스
충남 태안군 태안읍 버스터미널. 시내버스(농어촌버스) 승차장 앞 의자에 단정한 옷차림의 30~40대 여성 셋이 앉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다. 파란색 상의에 검은 바지, 팔엔 토시를 끼고 목에 이름표 목걸이를 걸었다. “만대항이요? 저쪽 두번째 버스요. 어서 타세요. 놓치면 두시간 기다려야 하니까.” 차에 오르고 잠시 뒤, 여성 하나가 따라 오르더니 버스 뒷문 옆에 선다. 문 옆의 지주형 손잡이를 한 팔로 감고, 다리를 적당한 간격으로 벌려 야무지게 버텨 선 안정된 자세. 태안군 농어촌버스 ‘특급 도우미’, 버스 안내양이다.
이번 완행버스 여행은 버스 안내양이 이끌어준다. 친절하고, 지리와 여행지에 밝으며, 힘도 센데다, 어르신들 비위도 잘 맞추는 주부 안내양들이다.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되풀이하던 지난주, 1박2일 일정으로 태안읍~만대항 노선과 태안읍~신진도 노선을 탔다. 603번 지방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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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여객 버스기사 강봉규(53)씨와 안내양 김선(36)씨.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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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양은 어르신 팔 잡아드리고
무거운 짐은 받아
의자 옆까지 날라준다
대학생 여행자들
생전 처음 보는 버스안내양 신기해 솔바람 부는 해안 따라 구비구비 솔향기길 신두리해안으로 과 엠티 참가하러 가는 여대생 둘(세종시)과 할머니 몇 분을 원북면 소재지에서 내려주고, ‘박속낙지탕’을 내는 식당이 많은 이원면 소재지 지나 농촌체험마을로 이름난 관리 볏가리마을을 지나자 차 안은 다소 한적해졌다. 어르신들 말소리가 들려온다. “고구마 심궜수?” “아이고, 다 말랐시유. 클났네.” “인제 비 오니께 걱정 마유. 뿌리만 살아 있으면 되니께.” 빗방울 흩뿌리는 차창 밖으로 촉촉하게 젖은 감자밭·고구마밭·콩밭 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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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나무골해수욕장 남쪽의 자갈밭해변.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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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만대항 버스의 주고객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이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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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 태국사 앞에서 바라본 해넘이.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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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둘러볼 수 있는 독립문바위.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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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행버스 여행 정보
대중교통 서울 남부터미널, 강남터미널, 동부터미널에서 태안읍까지 하루 총 35회 고속버스가 운행된다. 일반고속은 9000원, 우등고속(강남)은 1만3200원. 강남 직통은 2시간 소요, 동서울 직통은 2시간30분 소요, 남부터미널의 서산 또는 당진 경유 노선은 3시간 소요.
먹을 곳 이원면 만대항에 제철 해산물을 내는 ‘어촌계횟집’ ‘만대수산’ ‘운영수산’ 등 대형 횟집이 세곳 있다. 물회(1만3000원)·회덮밥(1만원)은 1인분도 가능. 원북면·이원면 소재지엔 박속낙지탕을 전문으로 내는 식당이 많다. 신진도 안흥외항엔 생선회와 구이·꽃게장 등을 내는 횟집·식당들이 즐비하다. 멍게솥밥·홍합솥밥·꽁치조림을 내는 ‘행복한아침’ 등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많다. 근흥면 용신삼거리 부근 근흥생고기촌은 소머리해장국·바지락칼국수 등을 낸다. 태안읍내엔 ‘바다꽃게장횟집’ 등 꽃게장정식과 우럭젓국·게국지백반(사진) 등 토속음식을 차려내는 식당이 많다.
묵을 곳 이원반도 일대와 각 해변 주변에 펜션들과 민박집이 많지만 다소 비싼 편. 펜션은 15만~20만원대, 민박도 해변 옆은 7만원부터 부른다. 태안읍 버스터미널 부근에 모텔이 몇곳 있고, 신진도 안흥외항에도 모텔과 관광호텔이 모여 있다.
태안군 농어촌버스 안내양 제도 태안군은 최근 일부 지자체들로 확산되고 있는 ‘버스 안내양 제도’를 10년 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관광객에게 관광지 안내를 해주고, 연로한 지역 주민의 승하차를 돕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현재는 관광 안내보다는 농어촌 주민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구실을 한다. 태안군 관내 농어촌 버스 10여개 노선 중 만대항, 신진도, 만리포, 안면도 방면 4개 노선에서 안내양이 함께 타는 버스를 운행한다. 태안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노선들이다. 안내양 3명이 각 코스를 6개월씩 번갈아 탄다. 안내양이 각 노선의 모든 운행회차 버스에 타는 건 아니다. 만대항 노선의 경우 하루 7회 중 4회, 신진도 노선은 19회 중 4회(채석포·연포)만 안내양이 탄다. 휴일엔 쉬고, 토요일엔 2회만 탑승한다. 이들 노선 버스 옆면에는 ‘오라이, 추억으로 가는 포구여행’이란 글씨가 안내양 그림과 함께 붙어 있다.
여행 문의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414, 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사무소 (041)672-9737, 태안시외버스터미널 (041)674-7202, 태안여객(농어촌버스 문의) (041)675-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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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국지백반.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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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책
에버랜드가 8월30일까지 여름축제 ‘썸머 스플래쉬’를 펼친다. 새롭게 선보인 ‘잭의 스플래쉬 퍼레이드’가 하이라이트다. 6대의 플로트와 40대의 물대포에서 뿜어내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즐기는 퍼레이드다. 세계 춤 테마의 멀티미디어 불꽃쇼, ‘3D매핑쇼’ 등 야간 행사와 함께, 백합·수국·수련 등 100여종 3만5000송이의 여름 꽃들로 장식한 테마공원을 새로 선보였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메인 수조 안에 직접 들어가 바닷속 풍경을 체험해볼 수 있는 수중레저 프로그램 ‘메인수조 체험 다이빙’을 진행한다. 자격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만 16살 이상이면, 전문강사와 함께 수중세계 체험이 가능하다. 안전교육·기초수중기술교육·실습을 거쳐, 제공되는 장비를 착용하고 체험 다이빙을 한다. 90분 소요. 입장료 포함 1인 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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