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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5 18:08 수정 : 2006.08.29 10:15

19일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열린 한 헤즈볼라 전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레바논 여성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이 전사는 이슬라엘군과의 교전으로 사망했다. 베이루트/AP 연합

그러니까 다섯 살 때
부모님이 촛불을 켜고
밤새 위스키를 마시는 걸 처음 보았어
난 그때 위스키는
어른들을 위한 주스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
누구나 어른이 되면 촛불을 켜고 마시는

이젠 내가 위스키를 마시고 있어

어둠 속에 촛불을 켜고
전기도 전화도 컴퓨터도
사람소리도 모두 끊긴
어두운 구석에 앉아
이젠 내가 독한
공포를 마시고 있어

폭음 이후
적막
이곳의 적막


말 좀 해
누구라도 말 좀 해
욕설이건 저주이건
누구라도 말 좀 해

다시 폭음
적막
레바논의 적막
강력한 폭탄보다
더 무서운

적막
말 좀 해
누구라도 말 좀 해

시인 박노해(48)씨는 1983년 동인집 <시와 경제>를 통해 등단했다. 1984년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80년대 노동문학의 총아로 떠올랐다. 1991년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1998년 석방됐다. 시집으로 <참된 시작>, 산문집 <사람만이 희망이다>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등이 있다.

*박노해씨는 현재 ‘사단법인 나눔문화’가 벌이고 있는 레바논 난민 돕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서명 및 모금에 참여하실 분은

나눔문화 홈페이지(http://www.nanum.com/zb/zboard.php?id=lebanon_2)를 방문하거나 계좌 입금(우리은행 1005-301-075535 (사)나눔문화(레바논))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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