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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01 19:33 수정 : 2017.03.01 19:48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ESC] 이동섭의 패션인문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내게 돌이 되는 아들이 있다. 머리카락이 제법 길어서 삐뚤삐뚤한 바가지 모양으로 잘랐더니, 외모의 귀여움이 폭발하는 동시에 말 안 듣고 장난기 넘치는 개구쟁이가 되었다. 머리 모양을 바꿨다고 실제 성격이 바뀔 리 없는데 아이의 행동이 자꾸 그런 식으로 느껴졌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보이는 대로 판단하는 것 같지만, 이처럼 판단한 대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외모와 이미지가 중요한 이유다.

헤어스타일은 남자의 외모와 이미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두상 모양과 얼굴 생김새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적당히 단정해 보이는 길이에 가마를 따라 빗어 내린 모양새다. 깔끔하면서 평범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성향을 반영한 결과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벚꽃 대선’이 거의 기정사실처럼 된 지금, ‘경선이 곧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지율 1, 2위 싸움이 치열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과 안희정의 헤어스타일은 어떤 이미지일까?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문재인. 일단, 잘생겼다. 주변을 돌아보라. 만 64살의 한국 남자 가운데 문재인 정도의 외모, 찾기 어렵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속설대로, 그는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소화해내는 ‘좋은 얼굴’을 갖고 있다. 이 장점을 그대로 살린 지난 대선 포스터 속 문재인은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에 맞게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는 온화한 이미지였다. 강직함을 보여주려고 일자로 앙다문 입술이 어색해서 얼굴의 잘생김에 얼룩을 남겼으나, 선거 전략상으로는 적절한 결정이었다. 문제는 헤어스타일, 정확히는 반백의 머리였다. 청렴결백한 원칙주의자와 지혜의 상징인 흰머리 덕분에 그는 선비나 성직자 혹은 성공한 의사나 변호사처럼 느껴졌다. 사람은 좋은데 갑자기 불려나와 권력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세간의 평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낳았다. 나약한 이미지를 더 강화시키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현실의 다양한 갈등과 복잡한 사회문제를 유능하게 해결해낼 카리스마 있는 대통령 후보 이미지를 위해서는 머리를 검게 염색했어야 한다.

최근 들어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검은 머리로 부분염색하면서 문재인은 그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선비 이미지를 많이 털어냈다. 한결 젊어 보이면서 그의 얼굴에서 자신감과 권력의지가 도드라졌다. 카메라도 잘 받는다. 역시 남자는 ‘머리발’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한겨레> 자료사진.
지지율 2위로 급부상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잘생겼고, 스타일도 우아하다. 우리도 이제 이 정도로 점잖고 감각적인 패션 스타일의 정치인들을 대통령으로 가질 때가 됐다. 곱슬기가 거의 없는 직모와 단정한 길이, 단순한 안경테, 넥타이 맨 정장차림으로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충남 엑소’라는 별명답게 아이돌급 인기를 얻을 만한 외모, 공부 잘하는 모범생인데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까지 몸에 밴 ‘엄친아’ 교회 오빠 같다. 가끔은 와이셔츠 대신 터틀넥으로 부드러움도 챙길 줄 안다. 간혹 방송에서 보이는 멋을 부린 헤어스타일은 친근한 정도여서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정치적 지향점이 문재인보다는 보수적이라, 공무원을 연상시키는 머리 모양으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정책의 방향과 특징을 정치인 개인의 이미지와 연결해서 판단하는 요즘, 그가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여기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점하고 있는 안정적인 이미지는 ‘대연정’과 ‘선의’ 발언으로 민주당의 진보적인 지지자들에게는 보수당 후보처럼 느껴지는 듯하다. 이제 그가 세련된 관리직 고위공무원 이미지에 변화를 줘야 할 때 같다. 지금보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유능한 젊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연출한다면 어떨까?

이동섭 예술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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