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21 18:32
수정 : 2017.06.21 21:42
디에고 마라도나 (1960~)
1986년 6월22일, 잉글랜드 상대로 두 골을 넣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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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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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멕시코 월드컵. 6월22일,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의 8강전. 첫 번째 골은 ‘신의 손’으로 유명. 마라도나는 헤딩하는 척하며 손으로 공을 쳤다. “골을 넣은 것은 당신의 손”이라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그것은 신의 손”이었다고 둘러댔다나. 두 번째 골은 ‘세기의 골’로 꼽힌다. 마라도나 혼자 선수 다섯을 제치며, 중앙선에서 골대까지 공을 몰고 가 득점. 아르헨티나가 2 대 1로 이겼다.
발재간도 빛나지만 입심도 센 마라도나, 남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람이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에 진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한을 4년 뒤 (손과) 발과 입으로 갚아준 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는 “북부의 부자들이 남부를 위해 해준 것이 무언가? 나폴리 사람들아, 차라리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응원하라”며 이탈리아 사회의 아픈 곳을 찌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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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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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를 신으로 모신다는 마라도나교도 있다. 그의 생일 10월30일이 성탄절. 신의 손 사건이 일어난 6월22일은 이들의 성령강림주일. 자기의 손을 왜 굳이 ‘신의 손’이라 말했을까. 단순히 넉살 좋게 둘러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이라는 사실을 계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팬들의 장난이 유쾌하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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