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04 20:34
수정 : 2017.09.04 20:45
아이바 토구리 (1916~2006)
1945년 9월5일, 전범 혐의로 체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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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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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으로 미군의 사기를 꺾겠다는 것! 2차대전 때 일본 군부의 야무진 계책이었다. 영어를 잘하는 여성들을 뽑아 미군 병사의 성질을 긁는 방송을 내보냈다. 효과는 없었다. 누가 봐도 미국의 승리가 멀지 않았기 때문. 병사들은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을 “도쿄 로즈”라 불렀다. 이들 중 이름이 밝혀진 유일한 사람이 아이바 토구리.
일본계 미국 시민이었다. 어수선한 시절에 일본의 친척을 방문. 그때 일본 군부가 진주만 공습을 일으켰다. 기구했다. 일본과 미국 사이에 낀 처지. 미국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당시 미국에 살던 일본 사람은 수용소에 끌려가던 상황. 일본에서는 식량을 배급해주지 않았다. 시민권이 있으니 미국 사람이라나. 먹고살 길이 막막한 토구리, 방송 일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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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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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뒤에도 토구리는 미국에 갈 돈이 없었다. 자기가 도쿄 로즈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잡지에 인터뷰를 했다. 2천달러를 받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군이 보기에는 ‘자백’을 한 셈. 토구리가 붙잡혀 간 날이 1945년 9월5일. 여러 해 지나서야 풀려났다. 일본 군부 몰래 미군 포로를 도왔다는 일화가 훗날 드러나, 2006년에는 미국 참전용사들이 주는 상을 받기도.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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