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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05 19:21 수정 : 2016.10.06 11:22

[매거진 esc] 야매 주역풀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첫 텔레비전 토론회. AFP 연합뉴스
Q.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한달 남았네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하던데, 얼마 전 첫 번째 텔레비전 토론회 뒤론 클린턴 쪽이 일단 우세해졌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법, 여론조사와 정치권 전문가들의 전망으로 미래를 어떻게 알겠어요? 우리도 4년 전에 경험했잖아요. 클린턴과 트럼프, 둘 중 누가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알려주세요, 선무당님!

A.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만 끼고 사는 줄 알았는데, 세계평화, 인류복지에도 관심을 가진 개념찬 코스모폴리탄이로구나.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그건 모르는 소리, 요즘 시끄러운 사드 배치부터 시작해 하다못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까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마음을 정갈히 다듬고 하늘의 뜻을 물었다. 헉!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온 괘만으로 보자면 트럼프가 유리하다….

클린턴은 정처 없는 나그네를 뜻하는 ‘화산려’(火山旅)가 나왔는데, 첫 번째 효(초육)와 여섯 번째 효(상구)가 변화하는 효(동효)라 지괘가 ‘뇌화풍’(雷火豊)이 됐다. 뇌화풍은 해가 중천에 뜬 것처럼 최고로 번창하고 운이 좋은 때지만, 그 운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어쨌든 이렇게 동효가 두 개일 땐, 각각의 효가 지닌 의미를 짚어봐야 한다. 초육은 거처를 옮기거나 외지로 나갈 경우 불상사를 당할 수 있다는 뜻이고, 상구는 재산이나 목숨을 잃는 상황을 가리킨다. 지괘의 여섯 번째 효(상육)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세를 부리다 추락한다는 불길한 의미를 품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뜻인 첫 번째 효(초구)도 최고지도자에 필적할 만한 인물을 말하지만 최고지도자 자체는 아니다.

반면 트럼프의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가 나왔다. 수화기제는 나님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한국대표팀 성적을 두고 점을 쳤을 때도 나온 괘로(ESC 8월4일치. 한국팀, 브라질 올림픽에서도 10위 안으로!), 주역의 64괘 가운데 가장 길한 것으로 꼽힌다. 만사형통, 완성, 승리의 뜻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아악, 입만 열면 막말에 여성 비하, 성희롱, 인종 차별을 서슴지 않는 무뢰한도 이런 괘를 받을 수 있다니, 나님이 뭔가를 크게 잘못해 하늘이 노했거나 점을 잘못 친 게 아닌가 싶다. 점을 쳐놓고 틀리길 바라기는 처음이다. 지도자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으로서 기본도 갖추지 못한 사람한테, 남들 다 쉬는 빨간 날에도 일해서 내는 내 세금으로 대통령 월급을 줘야 하는 비극은 어느 나라에서든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주역점이 맞을 확률은 70%라는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당동 선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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