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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14 19:18 수정 : 2016.12.14 19:35

[ESC] 야매 주역풀이

‘비박계 좌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Q. 탄핵 후폭풍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네요. 야당도 야당이지만, 오늘날 이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새누리당의 모습은 정말 가관입니다. 무슨 친목 모임도 아닌데 친박, 비박 나뉘어서 서로 나가라 싸우는 게 무슨 유치원생들 다툼 같습니다. 저럴 거면 차라리 다른 당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뉴스에서 계속 분당설이 나오는 걸 보면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새누리당 정말 분당할까요?

A. “무책임한 좌파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친박들이 장악한 지금 새누리당으로는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누리당 ‘비박의 좌장’이라는 김무성 의원이 이렇게 말하는 뉴스를 보다가 기가 찼다. ‘친박 핵심’으로 권세를 누렸던 지난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일을 엎드려 사죄하고, 이번 대통령선거에선 새누리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집권을 운운하다니. 도대체 뇌 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었으면 그럴 수 있을까.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라는 모임을 꾸려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친박도 우습긴 마찬가지다. 그토록 훌륭한 이름의 모임에 동참한 이들의 면면은 이 지면에서 거론하기도 부끄럽다. 심지어 ‘이인제 대망론’이라니.

어쨌든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이전 새누리당 내부 계파 갈등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서로를 향한 ‘말 폭탄’의 수위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다 진짜 새누리당이 쪼개지는 걸까?

나님이 뽑은 하늘의 답은 ‘아니다’다. 김발 서죽으로 뽑은 괘는 ‘뇌지예’. 이 코너를 꾸준히 읽은 독자라면 눈에 익을 수도 있겠다. ‘다가오는 새 시대를 기쁘게 맞이한다. 화합하면 즐거움이 있다’는 게 기본적인 뜻이다. 좀더 풀어보면, 시끄럽고 격한 시기를 겪겠지만 결국엔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단합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괘다. 주목할 대목은 ‘자신이 아니라 제3자를 제후로 세워주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거칠게 요약하면, 두 계파가 지금은 으르렁대고 있지만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보수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다시 손을 잡을 것이고, 그 후보는 지금까지 새누리당 안에서 거론된 인물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너무 나갔나. 가끔 첨언하지만 나님은 어디까지나 ‘야매’다. 그러니 너무 의미를 두지 마시라.

한 가지 더. 비박이 탈당을 못 하는 이유가 새누리당의 재산 때문이라는 보도를 두고 비박계 황영철 의원이 “비상시국위원회(비박 의원 모임)는 새누리당 재산을 단 1원도 가질 생각이 없다. 저희가 당 중심이 되면 혁명적인 당 쇄신을 할 것이고, 이 과정에는 새누리당 재산을 국민과 사회에 헌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비분강개했다. 그래. 새누리당이 ‘진짜 보수’가 돼주면 좋겠다. 그 안에서 모두들 치열하게 싸우고, 처절하게 혁신해서 새누리당 재산 445억원 부디 사회에 헌납하시라.

사당동 선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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