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23 18:27
수정 : 2016.11.23 21:06
테스파예
마케팅 전문가
페이사 릴레사는 에티오피아의 육상 선수입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서 동메달, 2016년 하계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은메달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 하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엑스(×)자를 그려 보이는 세리머니를 하였는데, 이는 오로모족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반정부 퍼포먼스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적법성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결승선에서 세리머니를 한 데 이어 메달 시상식에서도 두 팔을 올려 엑스자를 한번 더 그렸습니다.
이 세리머니의 의미가 궁금했던 취재진은 릴레사에게 질문을 하였고, 릴레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엑스자 세리머니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에 반대하는 의미이다. 나는 평화적인 시위를 펼치는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인터뷰에 대해 <데페아>(dpa) 통신은 “릴레사는 올림픽 무대를 ‘에티오피아의 상황’을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오로미아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에티오피아 연방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등 에티오피아 정부는 폭력적인 진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 수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정부가 암하라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시위가 시작됐고, 에티오피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면서도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됐다고 판단한 오로모족이 암하라족의 저항에 가세하여 힘을 보태면서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은메달리스트인 페이사 릴레사 또한 희생된 오로모족 출신으로 에티오피아 반정부 정서가 강한 오로미아 지역 출신답게 올림픽을 통해 자국의 상황을 알리고 싶었던 겁니다.
릴레사는 큰 용기를 내어 자국의 상황을 알렸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안에선 일체의 정치적, 종교적, 상업적 선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하였는지 조사한 뒤 릴레사의 은메달을 박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박탈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페이사에겐 메달을 박탈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조국의 평화겠죠.
역사 속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나서서 함께하는 작은 노력들이 큰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몇백만의 한국인들에게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다음에 또다른 주제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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