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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5 18:41 수정 : 2017.02.15 21:56

테스파예
마케팅 전문가

작년 10월에 이 칼럼에서 페이사 릴레사라는 에티오피아의 육상 선수에 대해 썼다. 이번에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페이사 릴레사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서 동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은메달을 기록했던 선수다. 2016년 올림픽에서 그는 은메달을 딴 뒤 X자를 그려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오로미아족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데 항의하는 반정부 퍼포먼스였다.

오로미아족인 릴레사는 고향 오로미아에 대한 정부의 탄압에 항의하는 표시를 한 뒤 귀국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고국에 남겨둔 아내와 아들딸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을 하며 지내다가 최근 6개월 만에 천신만고 끝에 재회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결국 미국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에 정착했고, 딸 소코(6)와 아들 소라(3)는 아빠가 언제 오느냐고 계속 물어 가족들을 난처하게 했다. 릴레사는 미국에 특별 기술비자로 거주하고 있는데 가족들도 그의 변호사를 통해 같은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해 마침내 가족 재상봉이 이뤄졌다.

그가 올림픽에서 X자를 그려 보이는 세리머니를 한 뒤 귀국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살고 있는 에티오피아인을 비롯해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인터넷 펀딩을 통해 10만달러를 모아 그에게 기부했다. 릴레사는 이런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집을 얻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사람들의 공감과 연민이 그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안심하며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오로미아 지방에선 최근에도 몇달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어 릴레사는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다른 지방으로까지 반정부 시위가 확산돼 작년 10월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X 세리머니로 오로미아인들의 고통을 알리려는 표현을 한 뒤 릴레사는 전국적인 애국 영웅이 되어 있다.

가족과 재회하기 전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달릴 때를 비롯해 내내 에티오피아의 가족과 나라의 운명, 국민들이 당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현재로서는 가족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때도 에티오피아 국가대표로 출전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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