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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14 18:38 수정 : 2017.06.14 20:47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이 글을 쓰는 순간 쿠르드군이 이슬람국가(IS)를 축출하기 위해 시리아 락까시에 진입했다. 오래 봉쇄되고, 공습당한 락까에 마침내 쿠르드 민병대가 도착한 것이다. 솔직히 이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기쁨과 슬픔과 두려움과 걱정이 동시에 일어난다.

반복해 말하지만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는 극도의 혼란상태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다. 이슬람국가 이후 시리아의 위기는 더 복잡해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슬람국가를 더욱 극단적이도록 부추겼다. 필자를 비롯한 국민들은 이슬람국가가 시리아에 오래 머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시리아 사회가 그들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락까를 해방시켜준 새로운 인물(락까의 새로운 점령자)이 이슬람국가보다 더 잔인하고 지독할까 걱정된다. 락까에서 탈출한 사람들 사이에 쿠르드 민병대가 현장에서 숱한 사형을 집행하고 집에 불을 지르고 약탈했다는 뉴스가 돌고 있다. 이슬람국가 초기에도 없었던 일이었다. 대부분의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사라졌지만 락까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이 필요 없는 공습은 락까 전투가 치열하고 맹렬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나중을 위한 전쟁 속임수다.

새 점령자에게는 숨겨진 계획이 있다. 그것은 쿠르드 독립국가를 수립하는 꿈이다. 이 계획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하나씩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이들은 시리아의 혼란을 틈타 가능한 한 국토를 크게 넓히고자 한다. 유감스럽게도 그 해방자 영웅(쿠르드 민병대)은 아사드에게 충성하면서 미국·러시아·유럽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쿠르드 민병대가 미국의 동맹국이자 러시아의 친구로 여겨지는 터키와 적대 관계라는 사실은 상황을 복잡하게 한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 세력의 확장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유럽 국가들도 쿠르드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복잡한 관계에서 빚어지는 일들은 락까를 포함해 쿠르드 민병대가 차지한 지역 시민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 정부는 쿠르드 국가의 탄생을 공식 발표할지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쿠르드 국가 선포는 그 지역 전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쿠르드 민병대 비판은 그들 전부를 미워해서가 아니다. 쿠르드족도 시리아에서 존엄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식민지배 욕심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걱정 가운데 약간의 행복감도 느낀다. 이슬람국가가 사라지면서 연합군의 계속되는 공습이 중단되고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될 것이다. 국제적인 관심, 약간의 지원도 받게 될 것이다. 락까에 식량과 약품이 빨리 도착하고, 바깥의 실향민 캠프도 지원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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