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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12 18:38 수정 : 2017.07.12 20:58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남은 시간을 사람답게 존엄하게 살고 싶습니다. 기록에 숫자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인들 사이에 거래되는 상품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난민캠프에서 천천히 죽고 싶어서 미사일에 맞아 바로 죽는 것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3년 전 시리아 정부군 비행기 폭격을 받은 집에서 살았던 한 시리아 남성이 한 말입니다. 그때는 그 사람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 터키인 두 남성이 시리아인 임신부를 납치, 강간한 후에 그녀와 10개월 된 아이, 그리고 뱃속의 태아까지 죽였습니다. 레바논 군인들은 지난주 난민캠프에 들어가 시리아 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이틀 동안 고문으로 그중 4명이 숨졌습니다. 그 후 군인들은 불법으로 레바논에 들어왔다는 혐의로 5살 미만의 아이들을 체포했습니다. 시리아 난민에 대해 폭력을 선동하는 레바논 미디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터키에도 시리아 난민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전세계도 비슷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었던 사건은 2016년 독일 쾰른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그 당시 많은 미디어들이 시리아 난민들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유럽 우익 극단주의 단체 쪽에서 계획한 사건으로, 시리아 난민은 한 명도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에는 시리아 사람이 많지 않고, 한국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난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한국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난민을 돕는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분들이 난민과 가까이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난민과 연대하는 캠페인, 특히 알란 쿠르디 사건에 대한 많은 한국 시민의 연대 활동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무고한 난민들이 범죄자로 내몰리거나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현상에 우리 모두 관심을 더 가져야 합니다. 난민은 테러리스트, 범죄자가 아닙니다. 극히 일부의 이상한 사람들 탓에 모든 난민에 대해 부정적 인상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체계적으로 사람들을 부추긴 데서 난민 대상 범죄가 기인합니다. 안타깝게도 비전문 미디어들이 객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선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집과 가족을 잃은 난민들이 또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제 고국 시리아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날까지 난민들은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한국 국민이 이 손님들을 잘 대우해 주셔서 전세계의 모범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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