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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9 18:08 수정 : 2017.08.10 16:03

유프라테스 이웃의 메시지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영웅 쿠르드군이 락까에서 이슬람국가(IS)를 축출하다.” 요즘 사람들이 시리아 락까에 대해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러나 그곳의 실상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쿠르드군이 그들이 주장하는 국가를 락까에서 선포할 날이 머지않았다. 아이에스와 쿠르드군의 격전으로 락까 주민들은 도망쳐 나왔다. 그들 대부분은 유프라테스강 근처에 텐트를 치고 음식도 약품도 전기도 없이 살고 있다. 작은 천막에 살다가 폭염으로 노인과 아이들이 죽었다. 전투가 끝난 마을에서도 쿠르드 민병대는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마을이 ‘해방’되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밖에서 천천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미국이 이끄는 국제연합군 비행기도(미국이 IS를 축출하기 위해서 국제연합군을 설립했다) 락까에서 마을뿐 아니라 도망친 주민들의 캠프까지 수차례 공습했다. “아이에스 혹은 쿠르드 민병대 손에 죽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연합군 공습에 죽게 될 것이다.” 락까의 활동가가 나에게 한 말이다. 한편 시리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쿠르드 민병대와 합의하에 몇몇 지역을 통제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락까 주민은 아이에스에 가담해 전세계가 맞서 싸우는 테러분자가 되거나, 쿠르드 민병대에 들어가 강대국의 지원을 받는 살인자가 되거나, 시리아 정부를 지지해 영원히 독재정권을 따르거나, 이 모든 게 아니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나는 락까에서 온 평범한 사람이다.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일부 파손되긴 했지만 그래도 락까로 돌아가고 집을 고치고 사는 꿈이 있다. 지금 시리아 밖으로 피난해 비극 속에서 살고 있는 가족과 다시 함께 돌아가 사는 것이다. 그곳에서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면서 아이에스와 쿠르드 민병대와 시리아 정부군, 그리고 연합군의 공습으로 숨진 나의 친구들과 친지들의 묘소를 찾아가고 싶다. 이들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그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아서, 살인자나 테러분자나 범죄자가 되는 것을 거부해서 죽었다. 이것은 나만의 꿈이 아니다. 대부분 시리아인들이 원하는 바이다. 우린 평화롭고 존엄한 삶을 원한다. 그 누구도 우리 집에 다른 나라를 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국제기구들이 락까에서 쫓겨난 사람들에게 신속히 식량과 약품을 지원해주길 바란다. 현지 락까에서 쫓겨나 고립된 사람이 수천명이다. 이번에는 UN에 말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국제연합은 현재 그들의 의무를 수행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민사회단체와 구호단체에 호소한다. 서둘러 그곳 사람들을 도울 방법과 길을 찾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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