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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일 개통한 칭짱(청장) 철도도 오지 티베트를 중국, 그리고 세계로 열어놓았다. 푸른 하늘과 설산으로 꽉 찬 자연 속에서 고유의 문화와 종교를 유지해온 티베트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베이징에서 라싸까지의 거리가 총 4000km가 넘는 칭짱철도의 열차가 설산 옆 철교 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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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칭짱 철도 타고 티베트를 가다
① ‘성스러운 땅’이 열리다
철길은 세상을 잇는다. 산업화와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난 7월1일 개통한 칭짱(청장) 철도도 오지 티베트를 중국, 그리고 세계로 열어놓았다. 푸른 하늘과 설산으로 꽉 찬 자연 속에서 고유의 문화와 종교를 유지해온 티베트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독립적인 현대화와 본격적인 중국화의 갈림길에 선 티베트를 네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마지막 숨은 ‘성스러운 땅’ 하늘 길 넘어 방문객 급증
티베트에는 유난히 성스러운 땅이 많다. 자치구의 수도인 라싸 자체가 ‘성스러운 땅’ ‘신의 도시’란 뜻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인들은 색감과 조형미가 뛰어나다. 아파트 창문에조차 조그마한 단청을 꾸민다. 화려한 색감은 티베트 자연의 수려한 풍광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사회에서 티베트인들 만큼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겨레도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 장례인 ‘토쭌’(천장)은 죽은 이의 살과 뼈를 찢어 독수리나 물고기한테 주어 치른다. 이승을 떠난 부모형제의 살을 먹고 자란 새나 물고기를 만날 수도 있다고 믿기에 티베트인들은 새나 물고기를 사양한다. 티베트에서는 사람조차 먹이사슬의 둥근 원 안에 자리한다.
티베트인들은 한평생 ‘성스러운 땅’ 라싸를 맴돈다. 온몸을 땅바닥에 엎드리며 걸어(오체투지) 라싸까지 순례한다. 라싸에서는 달라이라마의 겨울궁전인 포탈라궁이나 유서깊은 조캉 사원(다자오쓰) 주위를 기도하며 맴돈다. 이들의 발걸음은 한평생 둥근 원을 그린다. 죽은 뒤에도 윤회의 둥근 고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환생한다고 믿는다. 관음보살의 화신인 달라이라마나 무량광불의 화신인 판첸라마가 숨지면, 온갖 힘을 기울여 그가 환생한 어린이를 찾아낸다. 티베트에서는 삶과 죽음조차 윤회의 원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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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종교와 세속적 권력의 중심이었던 포탈라궁은 티베트인들에겐 여전히 마음의 중심이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던 지난 12일, 중국 윈난성에서 온 티베트인들이 포탈라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전통복장을 준비해 와 궁 앞에서 갈아입고 사진기 앞에 섰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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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의 터전에 직선의 칭짱철도=모든 사람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살아가는 라싸에 가장 직선으로 달리는 교통수단인 열차가 지난 7월 첫 경적소리를 울렸다. 철마가 마지막으로 숨은 경건한 땅까지 들이닥쳐, 지난 200년 동안 자신이 수행했던 산업화와 근대화의 상징 구실을 마지막으로 수행한 셈이다. 2002년 중국 서남 열차의 종점이던 칭하이성 거얼무에서 첫삽을 뜬 칭짱철도는 지난해 10월12일 거얼무∼라싸 구간의 공사를 마친 뒤 시험 운행을 거쳐 지난 7월 1일 성대한 개통식을 열었다. 개통식에는 1988~92년 4년 동안 티베트 공산당위원회 서기를 맡았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했다. 평균 해발 4천m를 지나는 이 철길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원을 운행해, 이미 ‘하늘의 길’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 고원 열차는 칭하이성 서쪽의 거얼무에서 고원용 기관차로 머리를 바꿔단 뒤 칭짱고원을 오른다. 시닝에서 라싸까지는 26시간, 베이징에서 라싸까지는 48시간을 꼬박 달린다. ‘원형’의 문화 가로지른 ‘직선’ 어디로
“물류 비용 1/5로 줄어” 윤택한 생활 기대
중국화 가속·자연친화적 삶 파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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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짱 철도 이용한 티베트 여행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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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첫 기적소리를 울린 칭짱철도가 티베트를 변화시키고 있다. 라싸 인근의 당슝 지역의 티베트 주민들이 철교 옆 들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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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성스러운 3대 호수 중 하나인 나무춰 호수가 설산으로 둘러쌓여 있다. 해발 4718m에 위치한 이 호수는 서울 면적의 세 배 가까이 되며,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소금호수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소금호수이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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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사원과 궁전, 산과 호수와 강, 마을과 가정집 지붕에는 ‘타쭤’라 불리는 오색찬란한 기도문이 만국기처럼 걸려있다. ‘타쭤’는 기도문이나 경전의 내용을 오색의 천에 새겨 줄로 꿴 것이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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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산에는 양들과 야크가 부족한 풀을 뜯기 위해 이곳저곳을 휘젖고 있다. 라싸 인근 4000여m 고원에서 목동이 풀먹는 양떼들을 지켜보고 있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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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종교와 권력의 중심지였던 포탈라궁.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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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 본 강. 하늘인지 강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깔이 비숫하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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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티베트. 굽이 굽이 산 능선을 따라 길들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민가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라싸/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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