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07 20:53
수정 : 2016.09.07 22:20
역대 등기임원 28명 분석
‘영리 금지’ 국정원직원법 위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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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현직 직원이 양우회에 소속돼 영리업무를 직접 맡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의 한 간부가 지난해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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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현직 간부와 직원들이 영리활동을 하는 양우회 임원을 겸직한 사실이 확인됐다. 직원의 영리업무를 금지한 국가정보원 직원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국가정보원 직원 공제회인 양우회의 법인등기부를 분석해보니 역대 등기임원 28명 중 최규백 대표이사 등 최소 5명은 국정원 재직 중에 양우회 임원을 맡았다. 언론보도 등으로 확인된 국정원 재직 시점과 양우회 임원 취임 시점의 차이가 한 달 정도에 불과해 임원 활동 당시 현직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2명이다. 국정원 출신이라는 사실만 확인된 8명의 임원 중 일부도 현직 재직 중에 겸직했을 가능성이 있다. 6명은 국정원 퇴직 뒤 임원을 맡았다.
<한겨레>와 만난 전 양우회 임원이 “양우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 중에 직급별, 직무별 대표들이 운영했다”고 증언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공직 재직 중에 양우회 임원을 겸직한 국정원 직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겨레>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관보, 언론보도, 국정원 관계자 취재 등을 통해 등기임원 명단을 분석했다.
국정원 현직 직원의 양우회 임원 겸직은 국정원 직원법 위반 소지가 크다. 이 법 18조는 ‘직원은 직무 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원장의 허가 없이 다른 업무를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직 공무원이 사단법인 등의 영리업무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지난해 발의하면서 “국정원은 대표적인 권력기관으로 법과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편법을 동원해 자기 배 불리기에 치중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국정원과 양우회를 비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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