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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끊어진 도시- 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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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레바논과 남부 레바논을 잇는 고속도로와 다리란 다리는 모두 파괴되었다. 온 레바논이 끊어진 길들 때문에 차들이 역주행으로 마구 달려온다. 언제 어디가 막힐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온 레바논이 끔찍한 교통체증으로 불볕 아래 거친 숨을 내뿜고 있었다. 주민들은 “남의 다리를 끊는 자들은 그의 다리를 꿇려야 한다”고 분노하고 있었다. 지옥도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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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도를 보다- 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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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의 희망에 부풀어
15년 동안 땀과 눈물로 재건한 베이루트는
다시 악마의 지옥도가 되고 말았다.
나는 보았다 통곡의 레바논에서
대지에 그려진 악마의 지옥도를
레바논 남부를 캔버스 삼아 폭탄의 붓칠로 그려진 지옥도를
자신의 몸을 쥐어짜며 영혼의 붓을 든 자는 평화를 그리지만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며 악마의 붓을 든 자는 지옥도를 그린다는 것을. 글·사진 박노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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