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0.03 00:38 수정 : 2006.10.07 12:49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아 파괴된 레바논을 최근 박노해 시인이 다녀왔다. 박 시인이 현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과 글을 연재한다.

시인 박노해(48)씨는 1983년 동인집 <시와 경제>를 통해 등단했다. 1984년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80년대 노동문학의 총아로 떠올랐다. 1991년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1998년 석방됐다. 시집으로 <참된 시작>, 산문집 <사람만이 희망이다>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등이 있다.

베이루트 북부는 전쟁의 흔적조차 없었다

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보고 -베이루트 북부

기독교인들이 모여 사는 베이루트 북부는 전쟁의 흔적조차 없었다.

완전히 다른 나라였다. 남부와 북부를 잇는 고가도로와 다리 역시 모조리 폭파되었다.


남부 레바논을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 놓고 주민들을 살육시키겠다는 유례없이 끔찍한 군사작전이었다. 인류가 두 눈 뜨고 지켜보는 앞에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남부 레바논을 지워버리려고 작정한 것만 같았다.

‘순교자의 광장’ 촛불 추모제…지중해의 파도는 푸른데

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보고 -순교자의 광장

베이루트 ‘순교자의 광장’에 학살당한 주민들의 촛불 추모제가 열렸다.

희생자의 이름이 적힌 촛불 봉투를 레바논 지도 모형으로 세워놓고 살아남은 친지들은 소리없이 흐느낀다. 지중해의 파도는 푸르고 레바논의 하늘도 푸른데, 베이루트 해변가의 이 광장을 애인과 친구와 가족의 손을 잡고 거닐던 사람들은 꺼진 촛불처럼 사라져버렸다.

죽은 자는 매직으로 적힌 이름 하나로 남았다

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보고 -매직으로 적힌 이름 하나로 남다

죽은 자들은 석판 한 장으로 여기 누워있다. 폐허 속에 파묻혀 사진 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매직으로 적힌 이름 하나로 남았다. 아직 주검을 찾지 못한 가족들은 이 석판 하나라도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울부짖는다.

글 사진/ 박노해 시인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박노해 시인의 레바논 현지보고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