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리츠 지음, 오숙은 옮김/여문책(2017) 모든 것이 최악이다. 브롱크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 뉴욕주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더럽고 가장 건강상태가 나쁜 동네다. 강력범죄와 매매춘, 마약 거래가 길거리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곳. 브롱크스의 학교들은 소말리아에 있는 학교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열악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스티븐 리츠는 작은 씨앗에서 교실 혁명을 일으킨다. 그의 30여년 교사생활을 바탕으로 탄생한 책이 <식물의 힘>이다. 시작은 발등에 떨어진 문제풀기였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학교에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수학과 과학, 특수교육을 가르치는 스티븐 리츠는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법에 충실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에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감을 갖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물고기나 식물과 같은 생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생물을 돌보면서 과학적 지식을 배우는 것은 물론 ‘양육’의 정서를 체득했다. 생물이 죽고 사는 것이 자기 손에 달려 있다는 무한 책임감을 느꼈다. 공감과 희망, 열정, 목표를 자신의 삶에서 끌어냈다. 살아 있는 것들은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육환경은 사랑스러운 씨앗과 꽃, 식물 빼고는 모두가 적이었다. 소외된 지역에서는 가난과 실업과 마약이 적이었고, 비만과 교육 불평등이 적이었다. 심지어 학교마저도 학생을 위한 곳이 아니었다. 적들은 강고했고,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했다. <식물의 힘>은 이러한 적들과 싸워 이긴 한 교사의 눈물겨운 기록이다. “어떻게 하면 제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묻는 아이들 앞에서 스티븐 리츠는 끊임없이 대안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한다. 배움과 삶을 연결하고, 먹거리와 일자리를 연결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기 위해 상상력과 용기를 짜냈다.
|
스티븐 리츠는 지금도 학교에서 식물을 활용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식물을 기르고 있다. 여문책 제공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