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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2 18:16 수정 : 2018.08.22 19:12

원옥금
주한베트남교민회장·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

아주 더운 여름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이래로 올해처럼 더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며칠 전부터 낮에는 뜨거워도 저녁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한국에 사는 저희 베트남 교민들은 문화축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이면 축제를 열어온 것이 벌써 여덟번째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번에는 베트남의 독립선언일인 9월2일이 일요일이라 그날을 기념하는 뜻을 더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행사를 열게 되었습니다. 실내가 아닌 광장을 선택한 것은 저희 교민들이 한국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입니다.

낯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데는 문화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요. 한국-베트남 수교 26년이지만, 지금처럼 가까운 관계가 된 것은 문화의 힘이 아주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40여년 전에는 서로 원한도 없는데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해야 했던 아픔이 있었습니다. 완전히는 아니라도 이른 시간에 그 상처를 낫게 하는 데 서로의 문화가 빠르게 전해진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한국 문화는 베트남에 아주 빠르게 퍼져서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마음을 풀고 좋아하는 나라가 되는 데 기여했습니다.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은 이제 베트남에서 아주 친숙한 문화가 됐고 점점 더 강하게 한류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 문화는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베트남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다양한 문화가 있는데 뒤늦게 경제 개발을 하느라 그랬을까요? 물론 예전에 비하면 한국에 베트남 사람이 많이 살게 되고, 한국 사람들도 베트남에 한해에 300만명이 넘게 여행을 다니면서 베트남 문화가 많이 소개되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베트남 문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문화가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왔다 갔다 하면 서로의 마음에 있는 장벽을 쉽게 넘을 수 있겠지요. 베트남의 대중문화가 한류의 영향으로 풍부해지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베트남의 다양한 문화도 한국의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한국에 살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은 왔다가 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뿌리내리고 한국의 일부로 살아가기 때문에 단순한 외국 문화가 아니라 한국 문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도 역사가 오랜 나라여서 정말 다양한 문화가 있습니다. 쌀국수로 대표되는 음식뿐 아니라 전통 의상, 노래, 춤, 연극, 문학작품 등 아주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에 사는 교민들이 각자 바쁜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준비하는 행사여서 아주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정성껏 마련한 가을 문화잔치가 넓은 광장에서 한국 사람과 베트남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맞이하는 이번 가을의 시작을 서울 한복판에서 베트남의 문화와 함께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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