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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4 06:02 수정 : 2019.10.04 20:49

[책&생각]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수상한 아이가 전학 왔다!
제니 롭슨 지음, 정진희 그림, 김혜진 옮김/뜨인돌어린이(2017)

어린이문학에서 전학은 즐겨 다뤄지는 소재다. 낯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충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곧 좋은 친구를 사귈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아이들이 또래집단과 어울리고 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 시절 일이 상흔처럼 남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6번이나 전학을 한 소설가 김영하에게는 자신을 여행자로 만든 원체험으로, 잦은 전학을 경험한 임경선 작가에게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수상한 아이가 전학 왔다> 역시 전학이 소재다. 독특하게도 동화는 전학생이 아니라 전학생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가인 제니 롭슨의 동화다. 남아공 어린이 문학상인 ‘산람어워드’를 4회 연속 수상한 작가라는데 동화를 읽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시종일관 경쾌하지만 어떻게 더불어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잊지 않은 따뜻한 작품이다.

남아공에서 역시 읽기 수업은 지루하기만 한가 보다. 아이들은 걸어서 시장에 간 마르코스 이야기를 읽고 선생님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한데 두두 브라더스로 불리는 두미사니와 두갈은 우리가 왜 마르코스가 걸어서 시장에 갔는지, 무얼 걱정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바로 그때 전학생 토미가 나타났다. 그런데 세상에 토미는 얼굴에 방한모를 쓰고 있다! 갈색 눈을 지녔다는 것 말고는 얼굴도, 성별도 알 수 없다. 자, 이제 지루하던 읽기 수업과 시시한 마르코스와는 안녕이다. 아이들은 전학생이 왜 방한모를 썼는지 그 이유를 말하느라 눈을 번쩍 떴다. 교실에는 속삭속삭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퍼져나간다. 저마다 전학생 토미가 방한모를 벗게 하는 방법을 찾으려 총력을 기울이지만 모두 실패한다.

급기야 5학년 악당들이 전학생 토미를 창고 뒤로 끌고 가서 괴롭히려 들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이들은 토미를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자고 약속한다. 뿐만 아니라 토미를 더 이상 구경꾼으로 만들지 않을 멋진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바로 이 대목에서 작가는 전학생에게 쏟아지는 불편한 관심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다. 전학생이 방한모를 썼느냐 혹은 쓰지 않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전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우리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낯선 타자를 선입관으로 판단하고 텃세를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그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 사람의 모카신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속담처럼 말이다. 다름 그리고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 좋은 책이다. 초등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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