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발로 서서 버티기/육장근의 수련,지금 여기서
제트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는 활강하는 비행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새들이나 글라이더가 바람에 온전히 몸을 내어맡기면서 날 수 있는 자유를 구가하는 모습이라면 사실상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쉴 새 없이 힘을 내뿜고 있는 제트기의 모습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쓰러지지 않고 바르게 서 있기 위해서도 끊임없는 투쟁과 몸부림이 요구된다. 절대자로부터 부여된 질서에 의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삶의 입법자가 되기로 선언한 이후 인간은 자유를 얻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데서 오는 불안과 분열에 시달리면서 허무주의와의 지난한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나아갈 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 그렇게 존재는 비틀거리며 표류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힘으로 서 있어야 하는가?
오늘 몸 수련의 주제는 ‘외발로 서서 버티기’이다. 무거운 실존적 고민에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확실한 효과는 보장할 수 있는데, 즉각적이고 순수한 몰입을 통해 상념을 털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쪽 다리를 들게 되면 몸이 흔들리기 마련인데 이렇듯 육신에 시급한 과제가 부여되는 순간 그동안 고매한 사유를 좇아 외유하던 정신력들이 일시에 회귀하여 몸에 밀착하게 된다. 마치 전투를 위해 밖으로 나갔던 군사들이 본진이 위태로워지자 되돌아오는 모습과도 같다.
먼저 발동작이다. 편안하게 선 다음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버티는 다리는 가볍게 오금질한다. 올라간 발의 안쪽 면을 버티는 다리의 무릎 옆에 갖다 대는데, 이렇게 하면 들어 올린 허벅지 근육의 부담이 경감되고 몸 전체의 안정감이 확보되면서 기운이 지면에 닿은 발바닥과 하단전으로 보다 분명하게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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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장근씨가 외발로 서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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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장근씨가 외발로 서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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