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08 19:37
수정 : 2017.03.0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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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터레스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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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이은영의 어떻게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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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 최고의 노동복에서 명품 브랜드의 최고급 최고가 패션이 되기까지, 청바지 말고 이처럼 급격한 ‘신분 상승’을 한 패션 아이템이 얼마나 될까. 한국에서 청바지는 1970~80년대 청춘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공항 패션’의 정석이자 패션 피플의 파파라치 컷 속 단골 아이템이다. 이런 청바지가 미국에선 히피문화와 반항문화의 동의어였다. 인도 칸누르 지역에서는 결혼한 여자가 청바지를 입으면 ‘몸 파는 여성’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금기시된다. 브라질에선 몸매를 뽐내고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청바지를 입는다. 광부들의 ‘질긴 옷’이라는, 기능성이 강조된 옷에서 출발했지만 시대와 사람, 유행에 따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게 바로 청바지다.
젊음, 자유, 반항, 섹시 이미지의 청바지 인기는 시들지 않는다. 여전히 대세는 구제 효과를 준 디스트로이드 데님(찢어진 청바지)이다. 올해는 특히 밑단을 불규칙하게 자르고 자연스럽게 올이 풀린 것처럼 만든 다양한 언밸런스 커팅 청바지가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바지 전시회인 ‘데님 프르미에르 비지옹(denim premiere vision) 2017 봄/여름’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전혀 다른 디자인의 청바지도 골고루 전시됐다. 부드러운 촉감의 라이트 워싱을 비롯해 연두색, 분홍색, 파란색의 파스텔 톤 데님, 디아이와이(DIY)가 가능한 패치워크된 데님이 대거 선보였다. 섬유 표면에 기하학적 모양이나 열매 등 다양한 무늬를 넣은 원단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 청바지 시장을 이끌어가는 브랜드의 신상품에서도 이런 경향이 엿보인다. 언밸런스 커팅을 비롯해 디스트로이드 데님이 강세인 가운데, 다른 여러 가지 스타일도 눈길을 붙든다. 실루엣에 따라 몸에 딱 맞게 붙거나(스키니 핏), 밑단이 넓어지거나(벨보텀 또는 부츠컷), 엉덩이와 허벅지에 여유 있게 떨어지는 스타일(테이퍼드 핏 또는 보이프렌드 핏)과 짧게 자른(크롭) 스타일까지 다양한 청바지가 나왔다. 복고 열풍으로 1960~70년대, 1970~80년대 사랑받던 스타일도 재해석되어 현대적이고 젊은 감성으로 표현됐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에서도 ‘청바지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정도로 이렇게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건 워낙 소비자의 개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도 다양해지고 세분화됐다. 이제 소비자들은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기호와 취향, 몸매와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춰 청바지를 선택해서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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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잘 고르면 유행과 상관없이 평생 자신의 ‘잇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곧 누구나 과감하게 새로운 유행과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맞는 청바지는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청바지가 자신의 최상의 모습을 끌어내줄 베스트 아이템이 되게 하려면? 많이 입어봐야 한다! 자신의 체형과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청바지를 입었을 때 허리선이 들뜨지 않고, 엉덩이는 올라가 보이며, 허벅지와 종아리 쪽이 예쁘게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편안하고 활동성이 좋은 청바지를 찾는다면 라이크라나 폴리우레탄, 엘라스틴처럼 탄력 있는 소재가 들어 있는 걸 고르면 된다. 엉덩이나 허벅지 가운데 워싱이 밝게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원근감을 살려줘서 입체적이며 날씬해 보인다. 화장할 때 이마와 콧등에 하이라이트를 주어 입체감을 살려주는 효과와 같은 이치다. 허벅지가 상대적으로 통통하다면 스키니 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너무 말라 고민이라면 허리·엉덩이·허벅지 쪽에 장식이 들어간 제품을 고른다.
이은영 롯데홈쇼핑 패션전문 쇼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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