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블라우스, 들어봤니?

티블라우스 판매 장면. 롯데홈쇼핑 제공

[ESC] 이은영의 어떻게 살래?!

티블라우스 판매 장면. 롯데홈쇼핑 제공

누군가 나에게 “홈쇼핑에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상품이 뭐야?”라고 물으면 한 회사의 티블라우스를 꼽곤 한다. 3월 초 출시되자마자 50여분 만에 1만2000세트 이상 판매되었고 이후에도 방송 때마다 초대박 행진이다. 홈쇼핑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인 가성비가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이다. 분홍, 노랑, 초록, 파랑, 회색, 검정 등 다양한 색상으로 선보이는 티블라우스는 캐주얼과 정장에 모두 잘 어울려 홈쇼핑의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다. 호불호가 별로 없는 무난한 디자인에 구김도 없고 신축성도 좋아 편하면서 몸매 보정까지 가능하다.

티블라우스는 말 그대로 디자인과 소재 등에서 티셔츠와 블라우스의 장점을 합쳐 놓은 스타일이다. 대개 라운드넥, 헨리넥(목 부분에 3~5개 단추가 달린 라운드넥)이 80~90%에 이르지만 캐주얼하게만 보이는 티셔츠와 달리 외출복이나 정장용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활동성과 편안함이 뛰어나 10~20대가 청바지 위에 입을 수 있고, 격식을 갖춘 의상과도 잘 어울려 30~60대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홈쇼핑사마다 디자인과 색깔을 달리한 5~6종 세트를 4만9000~6만9000원에 내놓고 있어 똑똑한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잇 아이템’이다.

2~3년 전부터 티블라우스가 인기를 끌자 홈쇼핑사마다 다양한 브랜드의 티블라우스 세트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매출 면에서도 효자 품목이니 이제는 ‘봄=티블라우스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모든 티블라우스가 대박을 치는 건 아니다. 어떤 상품은 고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하기도 한다.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브랜드도 있다. 예를 들어 컬러의 조합이 좋지 않거나, 디자인이 시대에 뒤처지거나 너무 앞서가는 경우가 그렇다.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은 고객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다.

요즘 계절에 걸맞은 상의를 구입할 의향이 있다면 티블라우스에 도전해보자. 단, 티블라우스는 가성비가 최고의 장점이지만 스타일과 멋을 꾀한다면 선택 시 꼼꼼히 따져야 할 것들이 있다. 실용성 외에 자신의 취향이나 개성, 체형, 직업 등에 맞춰 디자인, 색상, 소재를 잘 골라야 한다. 티블라우스는 어깨와 소매 디자인에 따라 입었을 때의 느낌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래글런 소매(옷깃에서 겨드랑이 쪽으로 절개선이 있는 소매)는 어깨가 좁아 보이고, 소매통이 넓으면 상대적으로 굵은 팔을 감출 수 있다. 소매 밑단이 일자로 떨어지면 캐주얼한 느낌이 더해지고, 벨보텀 슬리브(소맷부리가 넓어지는, 매달린 종 모양 소매)로 밑단이 벌어지는 소매는 팔과 팔목이 더 가늘어 보인다. 소매 길이에 따라 5부, 7부, 9부로 구분되는데 긴소매의 경우 접어 입어 색다른 연출을 할 수도 있겠다. 티블라우스 밑단에 옆트임이 있으면 앞쪽만 바지나 스커트에 살짝 넣고, 뒤쪽은 엉덩이를 가리도록 그대로 두면 날씬해 보이면서 멋스럽다. 뱃살을 감추고 싶다면 밑단이 살짝 퍼지는 에이라인을 추천한다.

티블라우스는 원단이나 소재가 같아도 혼용률에 따라 조직감과 피부에 닿는 촉감, 입었을 때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 구김이 싫다면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이 혼용되어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추천한다. 상쾌함과 시원함을 원한다면 레이온이나 리넨 소재가 들어간 제품을, 피부가 예민해 쾌적함을 원한다면 면 100% 제품이 좋다. 좀더 캐주얼하고 경쾌한 스트라이프 조직인지, 여름 소재로 적합한 크레이프 조직(실의 꼬임을 많이 준 조직)인지도 챙겨서 입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야외 나들이뿐 아니라 여행이나 휴가를 많이 가는 계절이다. 겨울철 불어난 체중에 특히 고민이라면 날씬해 보이면서 어려 보이는 티블라우스로 색다른 변신과 기분 전환을 꾀해보는 것은 어떨까. 적어도 다양한 색상들 덕분에 ‘오늘 뭐 입지’ 하는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다.

이은영 롯데홈쇼핑 패션 전문 쇼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