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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22일 두리가 왔다. 개구리 알만한 녀석이 초음파사진에 찍혔다. 두리 아빠 사진가 점좀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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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장하나의 엄마정치
(2) 두리가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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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22일 두리가 왔다. 개구리 알만한 녀석이 초음파사진에 찍혔다. 두리 아빠 사진가 점좀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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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는 가느다란 분홍색 실선으로 자신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두리 아빠 사진가 점좀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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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아이까지 차별한다는 생각에
산부인과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
고운맘카드 50만원 생색내지 말고
예산으로 500만원씩 지급 효과적 선진국들에선 산전관리 무료에다
초음파 횟수 한국 임신부의 절반
한국 자연분만 수가 동물분만 수준
병원은 분만실 유지비 보충 위해
불필요한 검사로 엄마들 부담 가중 2015년 12월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펴낸 ‘임신 및 출산 지원 강화를 위한 기초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임신부들은 평균 7.5회 초음파 검사를 받고 61.6%가 기형아 검사(염색체)를 받았으며 7.6%는 양수 검사도 받는다고 합니다. 저는 전체 임신 기간 동안 산부인과 진료를 24회 받았고, 그중 15회 정도가 (입체)초음파 또는 기형아 검사였으니 평균의 두 배 이상이죠. 38살에 임신을 했고 초산이니까 ‘나는 고위험군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보고서를 보니 ‘내가 또 당했구나’ 싶습니다. 스웨덴은 2008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146개국을 대상으로 엄마와 아동의 안녕(well-being)을 평가한 결과 1위를 차지한 국가입니다. 출산율은 2012년 기준 1.9명(OECD 평균 1.7, 한국 1.3), 모성 사망비는 3.5명(OECD 평균 6.4, 한국 9.9), 신생아 사망률은 1.7명(OECD 평균 2.6, 한국 1.7), 미숙아 출생률은 2011년 기준 4.4%(OECD 평균 6.7%, 한국 5.2%)라는군요. 스웨덴은 보건소에서 모든 임신부에게 산전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산부인과 전문의 진찰을 받습니다. 특이한 것은 임신 18~20주 사이에 실시하는 초음파 검사는 1회에 한하여 국가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지만, 그 이상의 초음파 검사비는 모두 개인이 부담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초음파 검사와 정상적인 임신·출산과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정책이라고 하네요. 분만 비용은 아동복지나 보험이 적용되어 무료이고, 20살까지 의료비와 치과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은 없다고 합니다. 즉 출산부터는 아이의 권리에 따라 국가가 아이에게 지원하는 거죠. 프랑스는 총 7회의 산전검사를 실시하고 역시 본인부담금은 없습니다. 별도로 초음파 검사를 3개월에 한 번씩 총 3회 지원하는데 임신 5개월 전에는 본인부담 10%, 나머지는 무료이구요. 영국도 임신·출산·산후 관리 비용의 본인부담금이 없고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2개월 이내에는 처방 의약품까지 무료라고 합니다. 또한 임신부마다 전담 조산사가 배정되어 초산은 약 10회, 경산은 7회의 산전관리가 제공됩니다. 별도로 7회의 산전검사를 실시하는데 이 중 단 2회만 초음파 검사이고 나머지는 혈액 검사나 안과 검사라고 하네요. 외국의 사례를 보니, 조산기도 없었고 입덧 한 번 안 하고 출산 전날까지 근무했던 제가 단지 노산이란 이유만으로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고 고가의 검사를 강권받은 것은 당해도 제대로 당한 게 맞습니다. 내가 또 당한 것이었다 왜 한국 임신부들은 초음파 검사를 두 배 이상 받아야 할까요? 두 배 이상 허약하기 때문일까요? 지난해 11월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실이 주최한 ‘출산인프라 정책토론회’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365일 24시간 분만실을 유지하는 비용이 월 5681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의, 간호사 12명, 야간 당직의사, 마취과의사, 입원실, 분만실, 신생아실, 임대료, 관리비, 재료 및 약품비 등을 포함한 최소 운영비라는데, 월평균 자연분만 13건, 제왕절개 7건을 실시한 수가가 약 3380만원이기 때문에 매달 2301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주장이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의치과 수가파일 전체판(2017년 4월1일 기준)’을 뒤져보니 자연분만 최저 수가가 35만6250원이네요. 이래서 동물병원 분만 비용보다 낮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산부인과도 고충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검사 횟수를 비정상적으로 늘리고, 엄마들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게 정당한가요? 결국 약자한테 피해를 전가하는 것 아닙니까? 건강보험공단은 2016년에도 3조원 당기흑자를 내고 누적적립금이 20조원을 돌파했다는데 수가 문제로 엄마들을 괴롭혀서 되겠습니까? 그중 최악은 단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복지부, 즉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이제 대선이 딱 한 달 남았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엄마들에게 내놓은 약속들을 제대로 지킬까요? 다음 대통령은 엄마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 엄마들이 다음 대통령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에는 저출산 심화 예산 22조원 대신에, 가난한 엄마가 울지 않도록 모든 아이가 당당하고 동등하게 세상에 올 수 있도록 신생아 환영 예산 2조원을 엄마들의 손으로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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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납시다, 이야기합시다, ‘엄마 정치’ 합시다 연재 첫 회가 나간 뒤 기대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놀랐습니다. 에스엔에스(SNS)에 수천번 공유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죠. 그러나 제 가슴을 뛰게 만든 건 ‘엄마 정치를 해보자, 만나자, 달려가겠다’는 엄마들이 진짜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페이스북 ‘엄마정치’(www.facebook.com/groups/political.mamas/)를 통해 엄마들이 꺼내놓은 이야기 또한 가슴을 울렸습니다. 엄마들의 고통은 진솔했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엄마들의 마음은 진심 어렸습니다. 국회에서 일하는 동안, 그리고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지금까지,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엄마들을 많이 만납니다. 환경운동, 탈핵운동, 소비자운동, 생활협동조합 운동, 마을공동체 운동, (대안)교육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엄마(여성)들은 왕성한 활동력으로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죠. 이상한 것은 누구보다 정치적인 엄마들마저 자신이 엄마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구요. 우리는 이제 만나야 합니다. 만날 준비가 됐습니다. 4월2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나의 삶, 우리의 문제들을 정치적인 관점으로 다시 보고 정치적인 해결책을 함께 찾아봅시다.
<엄마의 삶 그리고 정치: 독박육아 대 평등육아>
-일시: 4월22일(토) 오전 11시~오후 1시
-장소: 서울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2(서울 대방역 3번 출구 도보 2분, 유모차는 4번 출구 엘리베이터 이용)
-기타: 4층 별난놀이터에서 시간제 보육(24개월~초등학교 3학년, 시간당 1천원)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세요. 24개월 미만 아기, 엄마와 함께 있고 싶은 어린이도 걱정 말고 오세요. 주차 가능합니다. 문의는 엄마정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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