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7 14:12
수정 : 2017.04.17 14:19
[세월호 3주기] 독자가 묻고 한겨레가 답하다
평형수·화물 등 침몰추정 원인 훼손
배 절단하면 급변침 물증 사라져
세월호는 참사 원인을 밝혀줄 ‘제1의 증거물’이다. 세월호엔 블랙박스가 없지만, 안내데스크와 조타실에서 선내 상황을 볼 수 있는 폐회로티브이(CCTV)가 있다. 시시티브이 영상이 저장되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가 발견됐는데, 저장된 선내 영상은 오전 8시48분께가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복수의 생존자가 오전 9시30분께까지도 시시티브이 화면을 봤다고 증언한다. 세월호 쌍둥이배 오하마나호는 기관실에 디브이아르 기계장치가 하나 더 있다. 세월호에 또다른 디브이아르 기계장치가 발견된다면, 중요한 자료다.
세월호 침몰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복원성 상실로 추정된다. 복원성이란 배가 기울었다가 원래의 평형 상태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말하는데, 세월호는 2013년 10월 일본에서 도입된 뒤 무리하게 증·개축하면서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 위험한 배가 됐다. 그 결과 세월호는 최대 화물 적재량이 2437t에서 1077t으로 반토막 나고, 평형수를 1694t 싣도록 승인받았다. 사고 당시 세월호의 화물은 2배나 많은 2215t, 평형수는 절반인 761t뿐이었다. 인양된 배에서 층마다 화물을 어떻게 적재했고 평형수를 얼마나 채웠는지 확인해야 당시 복원성을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를 끌어올리면서 선미 왼쪽 램프를 잘라버려 화물이 빠져나갈 구멍이 생겼다. 또 바닷속에 3년 가까이 가라앉아 있으면서 평형수 탱크에 바닷물이 들어와 버렸다.
더 큰 문제는 배를 절단할 경우다.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급회전한 이유를 현재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 초기에 조타수 실수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조타기 고장 가능성을 의심하며 항해사와 조타수의 조타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조타기와 힐링펌프가 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를 절단하면 전기 및 기계장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고장 원인을 밝히기 어려워진다.
정은주 박수진 방준호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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