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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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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시간 46분 41초…19개국 100여명 제치고 ‘철인 중의 철인’
안병식씨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 도전기 ① 중국 고비사막 250km 마라톤
그는 달린다. 그가 달리는 길은 고통이다.
그가 달리는 길은 인내이다.
그가 달리는 길은 그래서... 길이 아니다. 마라톤 인구가 4백만명이 이르는 오늘이지만 그에게 마라톤을 이야기 할 만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안병식(33·노스페이스)씨. 제주에 사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올해 사하라 사막 마라톤, 고비 사막 마라톤, 칠레 아타카마 사막마라톤을 완주한 그는 내년 1월 말에 예정된 남극 마라톤 대회에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인류 ‘최후의 사막 레이스’ (The Last Desert)로 불리는 남극 레이스는 3개 사막 마라톤 대회 대회 완주자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세계 철인들의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안씨는 지난 6월 고비사막 마라톤대회에서는 250km를 27시간 46분41초 기록으로 19개국에서 모여든 100여명의 철인들을 제치고 영광의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인의 기상을 떨치기도 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거듭 극복하는 안병식씨는 왜 그런 무모하고 험한 일을 하는 것일까? 안씨는 <인터넷 한겨레>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올해 내달린 3개 사막 마라톤 대회의 완주기를 연재한다. 안씨의 글과 사진을 통해 일상의 안일과 타성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전달할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언젠가 사막은 나에게 있어 ‘호기심’, ‘두려움’, ‘망설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막은 나에게 있어 ‘설레임’의 대상이다. 사막으로 여행은 언제나 내 마음을 뒤흔드는 그 무엇인가가 있고 새로움 꿈들을 만들어 낸다. 바람과 모래 그리고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 해발 2000m 가 넘는 푸른 초원지대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눈이 덮인 텐산 산맥을 배경으로 한 중국의 고비사막, 낯선 행성에 온 듯 경이롭고 신비로운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밤에는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서 밤새 추위에 떨다가도 낮에는 이글거리는 태양에 얼굴은 검게 그을리며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몸은 땀과 모래에 뒤범벅이 되어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해 몰골은 초라해져 있지만 이렇게 두근거리는 심장은 멈출 줄을 모른다. 때론 많이 힘이 들어 울고 싶을 때도 있지만 모래와 바람, 태양이 벗이 되어 주고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벗이 되어 외로움과 고통을 달래준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내 마음을 뒤흔들 만큼 가슴 설레 인 적이 있었던가? 사막에 있는 동안은 맘 것 하늘을 나는 새처럼 난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25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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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천안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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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열리는 우루무치는 중국의 문화와 이슬람의 문화가 섞인 조금은 낮선 곳이었다. 우루무치에서 8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고비사막은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나에게는 너무나 큰 행운을 가져다준 고비사막. 중국 고비 사막 마라톤은 나에게는 잊지 못할 멋진 여행이었다. 5월25일 = 제주에서 아침 8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 도착한 후 11시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인천공항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조금 있으니 우리 팀장인 유지성님이 도착했다. 그리고 82년 미스터 코리아이면서 작년 이집트 사하라 사막마라톤 동기인 창용찬 선생님.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신문배달을 하면서 동시에 마라톤 연습도하고 새벽 기도가 끝난 후 출근한다는 류윤기(공무원) 선생님-솔직히 너무 열심히 사는 모습에 너무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울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울트라 마라톤을 즐기시는 노민섭 선생님(줄곧 선생님이라 불렀지만 솔직히 형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호주교포이면서 한국에 온지 8년이 되었다는 지희 누나, 대한항공 기장이신 이영호님은 개인사정으로 인해 북경에서 합류했다. 이렇게 이번 중국 고비 사막 마라톤 한국 참가자는 모두 7명이었다. 인천에서 13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지나니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바라본 북경시내는 마치 한국의 1980-90년대를 연상케 했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서울의 그곳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작년 이집트와는 다른 너무나 친숙함으로 다가왔다. 30여분 택시를 타고 천안문 광장과 가까운 타이완 호텔에 도착한 후 바로 짐을 풀고 어두워 가는 북경 시내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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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은 우루무치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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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고 건물들은 옆으로 길게 뻗은 모습이 서울의 빌딩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건물, 자동차, 자전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졌으며 매우 호감이 가는 게 서울보다도 북경이 더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북경의 ‘명동’인 ‘왕부정’ 거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왕부정’ 거리에서 한 개에 우리나라 돈으로 500정도하는 번데기랑, 전갈 등을 호기심에 먹어보았다. 그리고 유명한 ‘전취덕’이란 곳에서 오리구이랑 옌진 맥주를 마셨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타이완 호텔로 들어왔는데 몸이 피곤하고 건조한 공기 때문에 코피를 흘렸고 대회 전날까지 매일 코에 화장지 뭉치로 막고 있을 정도로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5월26일 = 호텔에서 아침식사 후 공항으로 이동했지만 11시 50분 비행기는 13시 50분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중국에서는 1-2시간 비행기 지연은 자주 있는 일이라고 했다. 북경 공항에는 안개가 많이 끼어 있었다. 북경에서 4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7시가 거의 되어 대회 숙소가 있는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우루무치는 중국의 서북쪽 방향에 위치해 있으며 이슬람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호텔에서 지난번 사하라에서 1,2위를 했던 캐나다의 레이, 타이완의 케빈 등이랑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장비 검사도 마쳤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9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것이었다. 10시가 되어야 붉은 노을이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걸 호텔 창밖으로 바라 봤다. 며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해 오늘은 편히 잘 수 있을까 했는데 오늘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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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사막으로 이동하다 보니 ‘볼 일’은 길가에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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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7일 =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대회시작 전날이라 약간의 긴장과 피곤함 때문에 얼굴도 부어 있었지만 아침식사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작년 이집트 사하라 대회 때는 음식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이날 아침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11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대회 장소인 고비사막으로 출발했다. 도착예정 시간은 저녁 7시라고 했다. 약간의 긴장감과 피곤함을 안고 버스를 탔다. 멀리 하얗게 눈이 덮인 그 유명한 톈산과 가도 가도 끝이 없이 펼쳐진 고원지대,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작은 마을과 낙타무리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 때 들이 보였다. 오랜 시간 버스를 타는 것도 이제 조금씩 익숙해졌는지 버스 안에서 잠을 자는 것 보다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7시 30분이 되어야 대회 장소에 도착했다. 작년 이집트의 사하라와는 달리 많이 쌀쌀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날씨가 추울 거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집트의 그 ‘뜨거움’이 너무 강하게 남아있어서 쌀쌀한 날씨는 왠지 사막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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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레이스 전날 대회 쪽에서 마련해 준 음식으로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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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가 1700m정도의 고지대였고 대회가 진행되면서 캠핑 장소가 해발 2000m가 넘는다는 생각을 하니 약간의 걱정은 있었다. 8시가 넘어서 주최 측에서 마련해준 뷔페음식으로 정말 푸지게 만찬을 즐겼다. 주최 측에서는 대회 전날과 대회가 끝나는 날 선수들에게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음식으로 만찬을 준비해준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부터는 라면, 누룽지 등으로(이것도 사막에서는 소중한 음식이지만 2일이 지나면 질리기 시작한다.)로 배를 채워야 된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먹었다. 이날도 역시 10시가 다 되어서야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1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5월28일 = 조금 해가 늦게 뜰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6시가 되어 일어나 보니 날이 밝아 있었다. 날씨는 조금 쌀쌀하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리 춥지는 않았다. 텐트 바닥에는 아무 것도 깔지도 않고 얇은 침낭하나로 버텼는데 어제 호텔에서 잘 때보다는 편한 잠을 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대회 시작에 대한 약간의 긴장은 있었지만 몸도 가벼웠고 기분이 좋았다. 이제 나도 사막에 익숙해져 가는 모양이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은 대회준비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후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현지인들의 민속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대회 시작 전 오늘 거리에 대한 지도를 나누어주었고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다. 지희 누나가 발이 많이 빠지는 진흙(갯벌과 비슷함)을 지나야 하니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매라고 했다. 오늘은 첫 날이라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대회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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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시작 전 현지인들이 중국 전통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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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1] 35km = 약간의 긴장과 설레임 속에 대회는 시작 되었다. 출발부터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산(제주의 오름 정도의 높이이고 돌과 바위로 된 산이다)을 넘어서 출발해야 된다고는 했지만 큰 부담 없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은 급경사도 많아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밑으로 돌이라도 구르면 뒤에 오늘 사람들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위에 올라 뒤를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었고 앞에는 정말 커다란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먼저 나서지는 않았고 경험이 많은케빈이랑 레이 등을 따라 선두권을 유지하며 달렸다. 빨간 깃발(100-200m 마다 꽂혀있고 방향을 표시)은 호수 옆을 따라 꽂혀 있었다. 진흙은 하얗게 소금이 뿌려진 양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져 있었다. 처음 시작은 신발이 진흙 속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물기가 적은 메마른 땅을 찾아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신발은 20-30cm씩 진흙 속으로 빠져 들어 가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선두로 달리던 팀들은 진흙 속에서 신발까지 벗겨졌고 그때부터 선두 그룹들이 진흙 속에서 헤매기 시작했다. 영국의 로빈이 선두로 나섰고 다른 사람들이 진흙 속에서 헤매는 동안 난 계속 로빈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30cm씩 빠지는 진흙 속에서는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지희 누나가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매라는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다행히 신발은 벗겨지지 않았지만 진흙 속에서 헤매는 동안 체력 소모가 너무 많았고 다리에는 경련이 일어 날만큼 힘든 레이스는 계속됐다. 멀리 산이 보였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었고 빨리 이 진흙 속을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3-4km로 보였던 진흙 밭은 10km가 넘는 거리였다. 그렇게 1시간을 넘게 헤매고 나니 메마른 땅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멀리 체크포인트가 보이기 시작했다. 로빈이 300m정도 앞에서 달리고 있었고 뒤에 따라오는 선수들은 1km이상 떨어져 있었다. cp1까지는 17km였지만 2시간 넘게 소모되었다. cp에서 물을 보충하고 로빈을 따라 계속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 바위들이 있는 언덕이 나타났고 험난한 코스는 계속 되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먼저 앞서던 로빈이 잠시 주춤거리며 걸었다 뛰었다를 반복하는 동안 내가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리에는 금방이라도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았고 체력이 너무 많이 소모되어 걸었다 뛰었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cp2에 맨 먼저 도착했고 로빈과의 거리는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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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산을 오르면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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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cp2를 지나면서는 비교적 평평한 지역이라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앞바람이 불어 그리 쉬운 레이스는 아니었다. 그리고 조금만 잘못했다가는 금방이라도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마지막 8km의 코스의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혼자 달리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놀라운 것은 믿기지 않았지만 내가 1위로 달린다는 사실이었고 그때의 묘한 감정들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빨간 깃발만 바라보며 아무도 없는 사막을 혼자 달리는 동안 그 자유와 기쁨 앞에서는 발끝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가는 고통까지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정말 많은 감정들이 오고가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달렸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첫날 35km의 코스를 4시간 40분이 넘게 너무나 힘들게 도착했다 . 아직 텐트가 전부 마련되지 않아 스텝들이 머무는 장소에서 배낭을 풀고 앉으려는 순간에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말았다. 다행인 것은 달리는 동안 경련이 일어나지 않고 견뎌줬다는 것에 감사할 뿐 난 너무 지쳐있었다. 나에게는 정말 운이 좋은 날이었다. [stage2] 37km (고도 1930m) = 고비 사막의 특징은 낮에는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다가도 밤이 되면 다시 고요해지는 게 신기했다. 밤에 춥다는 생각에 몇 번 깨기도 했지만 어제 쌓인 피로 때문인지 어느 정도 잠은 이룰 수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어제보다 많이 쌀쌀했고 어제 쌓인 피로 때문에 온 몸이 무겁고 다리는 다시 경련이 일어날 것 같이 많은 피로가 쌓여있었다. 어제 쌓인 피로 때문에 오늘 레이스가 많이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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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 가 넘게 펼쳐진 진흙 뻘은 무릎까지 빠지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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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케빈, 레이, 찰스, 로빈 그리고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카가 선두를 유지했고 난 그 뒤를 따라 달렸다. cp1 이 가까워지면서 내가 먼저 앞서기 시작했고 바로 뒤에 케빈이랑 레이가 따라왔다. 그렇게 얼마를 달리지 못하고 어느 순간 깃발이 내 눈에서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또 한편으로는 내 뒤를 따라오던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모두가 깃발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어 몇 명은 다시 뒤돌아 뛰기 시작했고 레이랑 케빈은 계속 앞으로 걸으면서 깃발을 찾았지만 난 순간 어느 쪽을 택할지 몰라 망설여졌다. 그렇게 10여분을 헤매는 동안 뒤에서 달리던 많은 사람들이 따라와 있었고 경험이 많은 케빈이 깃발을 찾아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 날 꽂아 놓은 깃발을 현지인(유목민)들이 호기심?에 모두(1km정도) 빼어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막에서 혼자 길을 잃고 헤매인 게 아니라 선두 그룹들이 모두 같이 시간을 소비해서 다행이었지만 사막에서 길을 잃어버리면 정말 난감해진다. 나에게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1시간 정도를 달려왔고 10여분이 넘게 헤맸지만 몸이 정상이 아닌 나에게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대회기간 내내 이런 행운들이 많이 따라다녔다. cp1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선두 그룹들이 속도가 느려지자 난 다시 선두로 나서기 시작했고 cp2를 지나면서는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달릴 수 있었다. 오늘의 코스는 그런대로 무난한 코스였고 시간은 3시간 40분이 소요됐다. 캠프에 도착한 후 5분정도 지나 레이와 케빈, 찰스가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도 어제 쌓인 피로와 오늘 레이스에서 소모된 체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거기에다 어제 진흙 속에 빠진 후 신발을 빨지 못했는데 진흙속에 있는 하얀 석회 성분이 신발에 굳으면서 신발은 마치 시멘트 칠한 것처럼 딱딱해서 아침에 털고 신었지만 제대로 털어지지 않아 뛰는 내내 발가락을 아프게 했고 발톱에는 검게 피멍이 들어 있었다. 어제보다는 쉬운 레이스였지만 몸에 쌓인 피로는 그대로였다. 한국참가자들은 모두가 들어왔지만 오후 늦어서야 지희 누나가 거의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10시가 넘어 잠이 들었지만 밤에 너무 추워 여러 번 잠에서 깨다보니 깊은 잠을 잘 수 가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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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힘차게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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